르포 중마시장 활성화…품목의 차별화 생산자 직거래 돼야
르포 중마시장 활성화…품목의 차별화 생산자 직거래 돼야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9 15:07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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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마시장 개장 한 달<상>

얕은 배수로, 무더운 실내…상인·시민 불만 토로

중마시장이 지난 3일로 개장 한달을 맞이했다. 남해안 제일의 현대화된 재래시장의 기치아래 120억원이 투입된 중마시장은 기존 재래시장의 틀을 깨고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했다. 중마동 중심 상업지구에 자리잡은 중마시장은 131개 점포에 6일 현재 118개 점포가 들어선 상태.
한달동안 상인들이 장사하면서, 시민들이 이용하면서 느꼈던 점은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2회에 걸쳐 중마시장 개장 한달을 짚어본다. 이번호에서는 시민, 상인들이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을 짚어보고 다음호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다각도로 알아본다. <편집자주>

시장 위치, 여전한 숙제

중마시장은 중마동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시청사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중마시장을 가려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중마 1차지역에서는 여러곳의 횡단보도를 이용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시장 반경 2km내에는 호반리젠시빌, 성호아파트, 태영아파트 등 주거단지가 밀집해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시장을 걸어다니기에는 다소 애매한 거리인데다가 시내버스가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불편함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은 비슷한 시기에 개장한 동광양농협 하나로마트가 중마시장과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파트 주민들은 비슷한 품목을 사기 위해 하나로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한 시민은 "시장에서 파는 물건의 대부분이 하나로마트에 있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겠느냐"며 "중마시장을 이용할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마시장이 대형할인점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품목의 차별화와 생산자의 직거래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편이나 횡단보도, 육교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깨끗한 시장은 성공, 그러나

남해안 제일의 재래시장을 만들겠다는 목표아래 지은 중마시장은 외형상 일단 깨끗한 모습을 보여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비가오면 물이 줄줄 새고 화재 위험이 항상 도사리는 재래시장의 약점을 깨끗이 해결했다는 것이 중마시장의 장점. 또한 주변에 대형 주차장을 갖춘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견학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시민 김진옥(43)씨는 “외형상 고급스러워 보이고 내부도 시장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청결해서 좋다”며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더욱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상인도 “시민들로부터 깨끗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은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이 오고 장사가 잘 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설면은 만족해하면서도 활성화가 안되는 아쉬움을 지적했다.

그러나 시설도 상인들이 이용하면서 문제점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배수로 문제. 특히 활어집은 물을 교환할때면 배수로의 용량이 부족해 물이 넘치는 등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돌아본 결과 수족관 물을 갈때면 물이 넘쳐 통행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 배수로 깊이는 약 5cm, 물을 많이 쓰는 활어집 상인들은 이 정도 깊이로는 도저히 물을 소화해내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름이면 더운것도 골칫거리다. 콘크리트 건물로 이뤄진 중마시장은 비는 막을 수 있으나 통풍이 잘 안돼 햇볕이 쬐는 날이면 더워서 장사하기가 힘들 정도다. 현재 시장 지붕은 반투명 유리로 되어 있으며 차광막을 설치한 상태. 한 상인은 “에어컨이 설치되면 정말 장사가 잘 되겠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시장을 이용할수록 문제점은 더욱 더 나올 것”이라며 “시가 시장을 활성화시키려면 무엇보다 시설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먹거리 울상…일반 잡화 그런대로

시장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활어집은 대부분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활어집 상인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초장집(1인당 일정한 금액을 내고 회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상인은 “시장에 손님들이 오면 그 자리에서 회를 먹고 싶어하는게 심리”라며 “현재 그런 장소가 갖춰져 있지 않아 오던 손님도 발길을 돌린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손님은 한정되어 있는데 횟집이 지나치게 많다”며 “이처럼 장사가 안된다면 횟집을 줄이고 초장집을 늘려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 겨우 5만원어치 팔았네요” 생선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하루 평균 최소한 20만원정도 팔아야 하는데 개장된 뒤 단 한번을 (20만원을)넘긴 적이 있었다”며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울먹였다. 그는 시장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다며 이제 떠날 일만 남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비해 옷이나 이불, 커텐을 판매하는 곳은 그럭저럭 장사가 되는 편이라고 말한다. 커텐을 제작, 판매하는 한 상인은 “판매뿐만 아니라 주문제작하기 때문에 단골을 잡아둘 수 있어서 장사는 그럭저럭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직접 가게에서 손두부를 만들어 파는 상인은 주문이 많아 일손이 딸린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이 가게 주인은 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잘되는 집의 정보를 얻어 시설과 기술을 배워서 장사를 시작해 많은 손님을 끌고 있다. 이처럼 입주상인들도 손님을 기다리기 보다는 기술 습득과 적극적인 마케팅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것이다.

중마동 상권 삼국지, 과연 어디로

중마시장보다 일주일 앞서 지난 5월 25일 개장한 동광양농협 하나로마트는 현재 하루평균 5천명의 고객이 다녀가며 약 1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관계자에 따르면 중마시장은 평일 약 700명, 휴일에는 천여명이 다녀가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하루평균 4천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상인들과 견해가 다르다. 상인들은 “4천만원은 어림도 없다”며 실제 매출액은 그 절반도 안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마시장은 외형적으로 하나로마트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더욱 큰 문제점은 오는 9월에 개장하는 삼성홈플러스. 홈플러스가 개장하면 중마동은 말 그대로 3개의 대형시장이 들어선 ‘중마동 상권 삼국지’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예상이다. 홈플러스 개장에 중마시장 상인들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나로마트가 세일을 할 때면 더욱 더 중마시장이 위축된다”고 걱정하는 한 상인은 “지금도 장사가 잘 안되는데 홈플러스가 들어서면 정말 암담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어떻게 비교가 되겠느냐”며 “시장의 특성을 잘 살리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고 대비를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마시장, 하나로마트, 홈플러스…하반기에 3개 시장은 적게는 4만, 많게는 14만의 고객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중마시장이 현대화된 재래시장의 특성을 살리지 않으면 자칫하다가 경쟁에 밀릴 수도 있다.

철저한 조직과 유통체계로 중무장한 대형시장을 상대로 중마시장이 살아남으려면 어떤 정책을 펴야 할지 심각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재래와 현대시장의 장점을 살리지 않으면 ‘갓쓰고 양복입은’ 어색한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입력 : 2005년 07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