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장관 정말 왜 이러나
오거돈 장관 정말 왜 이러나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9 15:21
  • 호수 18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 대통령 투-포트 약속 반하는 내용 또 발언
지역민심 분노로 폭발, 해임촉구 성명 잇달아

오거돈 해양수산부장관이 또 다시 지역 민심을 분노로 들끓게 하는 발언을 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오 장관의 문제의 발언 요지와 경위는 다음과 같다.

오 장관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개최된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회의(APEC) 해양수산장관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지난 14일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이날 오 장관은 현지 주재 국내선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싱가포르는 하나의 항만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물류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반면 우리나라는 부산항 외에 다른 항만까지 육성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동북아 물류중심국가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우리도 대표적인 선수(항만) 하나만 키워야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맞장구를 친 것이다.

이 같은 오 장관의 발언이 국내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지역사회는 또 한번 발칵 뒤집혔다. 오 장관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두 번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 장관은 부산시 행정부시장으로 재직하던 때에 “광양항 개발을 포기하고 부산항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장관취임 기자회견에서는 “부산ㆍ광양항 육성이라는 기본 정책은 유지하되 물동량 추이에 따라 투-포트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하다”고도 했었다.

이 때문에 당시 지역민들은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해 엄청난 배신감을 맛본 적 있고 아직도 그 때 입은 상처를 안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실천해야 할 주무장관이 오히려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발언을 세 번씩이나 내뱉자 광양만권의 지역민들의 민심은 불난데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뒤집히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반 시민은 물론 전남도와 전남도의회, 광양만권의 여수ㆍ순천ㆍ광양시와 의회, 그리고 이들 지역의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양항개발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 등 거의 모든 기관과 단체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오 장관을 규탄하거나 자신사퇴 또는 해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섰다.

‘광양항개발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은 지난 16일 오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질의를 통해 “일국의 장관으로서 진중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달라”며 거취문제를 거론해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 장관은 20일 답변을 보내왔다. 오 장관은 답변서에서 “싱가폴 발언은 부산항과 광양항을 서로 연계해서 하나의 항만과 같이 중점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우리나라 항만의 경쟁력을 제고시키자는 뜻이었지만 언론이 발언의 일부만을 인용하면서 왜곡된 것”이라면서 “부산항과 광양항을 우리나라 대표항만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장관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불신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21일 임시회를 열고 오 장관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뜻이 다른 오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 △정부는 흔들림 없는 양항 정책을 재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의회의원들은 또 22일 오 장관에게 직접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상경했다.

광양항개발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도 오는 28일 해양수산부를 찾아가 오 장관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다.

이렇듯 오 장관에 대한 지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 것이다.
 
입력 : 2005년 0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