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클럽과 지록위마(指鹿僞馬)
30-50클럽과 지록위마(指鹿僞馬)
  • 광양뉴스
  • 승인 2015.01.19 15:59
  • 호수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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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우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전남상담소 소장>
새해 한국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을 의미하는‘30-50클럽’대열에 진입할(추정) 것이란 반가운 소식이다. 이는 미국 영국 독일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라고 한다. 소득 3만 달러는 현재 환율로만 보더라도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의 소득이 3천만 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다.

2015년 예상인구는 5062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 했다. 장밋빛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소득 면에서는 변수가 있다고 한다. 유가하락과 환율상승이 계속된다면 3만 달러 돌파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어려운 것은 이것뿐만 아니다.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경영환경 사자성어를 조사한 결과 2014년은 기진맥진(氣盡脈盡)한 해였으며, 2015년은 필사즉생(必死則生)을 꼽으면서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매우 험난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2위는 거주양난(去住兩難) 27.4%와 3위 속수무책(束手無策) 13%로 올 한해도 중소기업이 어느 해 못지않게 어려울 것이란 안타까운 조사결과다. 대기업보호위주의 편향적인 정책에 매몰되어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노동자 90%이상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좋아진 경우는 없었다.

대기업의 먹이사슬(갑질)에서 해방되지 않는 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요원할 것이다. 때마침 교수신문에서 2015년 사자성어로 정본청원(正本淸源)을 선택했다. 추천이유로“관피아,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라고 한다.

120년 전 갑오년에 동학농민운동이 실패로 돌아가고 이듬해인 을미년에는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을미사변이 일어나는 등 나라가 격변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한바 있다. 120년 전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2015년 을미년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는 공자의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곱씹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는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시작하여 인사난맥, 군기문란, 세월호를 비롯한 각종사고, 갑의 민낯, 비선실세들의 국정개입 등 거짓과 위선이 난무했던 해였다.

교수들이 2014년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추천함으로써 2014년은 제대로 된 세상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지록위마라는 뜻은 신하가 힘없는 임금에게“사슴 한 마리를 바치면서 폐하 좋은 말이 옵니다”라고 해도 신하의 권력에 휘둘린 임금이 꼼짝도 못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온갖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사회를 강타해 어느 구석에서도 진짜 모습을 볼 수 없는 현실이 2015년에도 계속 된다면 집권 3년차인 대통령의 통치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적쇄신과 변화의 요구에 대해 밀릴 수 없다며 더 이상 국민과 대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들의 요구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데도 그동안 대통령은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의 태도를 견지해 왔다.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 102명이 꼽은 우리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빈부격차 심화’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로도‘빈부격차해소’를 꼽았다. 사회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갈등과 대립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으며 국민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2015년 전문가 85.3%가“우리 사회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5년 30-50클럽의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교수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정본청원(正本淸源)으로 근본을 바로잡아서 지록위마(指鹿僞馬)가 아닌 태평성대(太平聖代)로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2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수경향의 추기경과 주교들 앞에서 선전포고(?)를 했다.

정신적 알츠하이머, 외부세계에 대한 무관심, 오만, 조직의 우두머리를 신격화 하는 병 등 폐쇄적인 종교집단에서 혁명적인 단어들을 15가지로 압축하면서 이들 병을 고칠 것을 주문했다. 나는 가톨릭 신자도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적폐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군신들이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도 올해는 양처럼 순했으면 좋겠다. 위에서 아래까지 싸가지(소갈머리)가 있어야 그 나라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