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 승인 2007.10.10 21:29
  • 호수 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양은 밤 생산지로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국 생산량의 17%가 이 지역에서 나고 있으며, 일조량과 토양 등이 밤나무 서식에 최적지가 되어 크기, 맛, 품질이 뛰어나 일본으로도 많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구황식품의 하나로 여겨져 왔으며 고유의 음식으로는 ‘밤떡’, ‘밤밥’, ‘밤암죽’, ‘밤즙’, ‘밤편’, ‘밤단자’, ‘밤초’ 등으로 조리되었습니다.

최근 밤의 영양가가 인정되면서 주식이 될 수 있는 제분법이 개발되어 빵, 국수, 과자, 술 등으로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밤나무 단지에서 꿀을 생산하거나 밤 껍질을 이용한 가축사료로도 활용되고 있어 그 쓰임이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밤을 ‘율자(栗子)’라고 하며, 말린 것은 ‘건율(乾栗)’, 껍질은 ‘율피(栗皮)’라고 합니다. 밤은 기운을 돋우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며 소화기의 전반적인 운행(運行)을 관장하는 장기인 비장을 튼튼하게 해 입맛을 좋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합니다. 또 설사나 출혈을 멎게 하고, 신장의 기운을 도와 정력을 보강하고, 하체(下體)를 튼튼하게 합니다. 소변의 배출을 좋게 하는 효능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밤의 맛은 달고 짜며 무독하다. 속껍질은 성질이 평온하고 떫으며 맛은 달고 무독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밤은 기(氣)를 도와주고 배가 고프지 않게 하는 효능을 가진 과일 가운데서 가장 좋은 과일로 생밤(生栗)은 뜨거운 잿불에 묻어 진이 나게 구워 먹어야 좋다. 그러나 속까지 익히지 말아야 하는데, 속까지 익히면 기(氣)가 막히게 되며, 날밤은 기(氣)를 동(動)하게 하므로 잿불에 묻어 약간 구워 그 나무의 기(氣)를 없애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의학 의서에서는 “밤의 껍질을 꿀에 개어 바르면 피부가 수축되어 노인의 얼굴에 생긴 주름을 펴는데 효과가 있으며, 밤송이는 ‘율모각(栗毛殼)’이라 하여 현대의 위암(胃癌)에 해당하는 ‘반위(反胃)’와 당뇨에 해당되는 소갈(消渴)’을 치료 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영양학적으로 보면, 과일 중에서 영양가가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밤에 함유된 당분은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비타민C는 피부미용, 피로회복, 감기예방,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비타민 B2는 비만의 예방과 치료 및 인체를 견고하게 하는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밤 속껍질의 탄닌산은 수렴(收斂) 작용과 함께 위장기능을 강화시켜 주어 소화장애 및 설사나 배탈의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밤이 체내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증강 효과를 높이고 혈관 내 중성지방과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춰 혈관건강 및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현대인들에게 효과가 높은 건강식품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밤은 항산화 영양소인 베타 카로틴(β-carotene)과 비타민C의 함량이 매우 높아 항노화 및 피부미용에 좋은 식품으로 밝혀졌는데, 밤에 함유된 항산화 비타민과 항산화물질들이 체내의 과산화반응으로 나오는 과산화물의 발생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밤밥이나 다린 밤은 코피나 항문출혈이 있을 때 지혈효과가 있으며, 설사, 당뇨, 피부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생밤은 차멀미가 날 때나 감기예방과 피로회복, 다리가 아픈 경우에 먹어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주름을 없애거나 피부를 곱게 하기 위해 밤의 속껍질을 벗기고 말린 후 가루 내어 꿀이나 달걀흰자와 섞어 얼굴에 발라주기도 하며, 밤꽃의 즙을 오래된 설사나 대장염의 치료를 위해 사용해 왔습니다.

다만, 밤은 수렴작용이 있으므로 변비가 심하거나 감기를 앓고 있으면 혹은 산후조리 중이라면 먹지 않거나 적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