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근무제도 변경, 이제는 상인들이 숙제를 풀어야 한다
포스코 근무제도 변경, 이제는 상인들이 숙제를 풀어야 한다
  • 이성훈
  • 승인 2015.04.24 21:05
  • 호수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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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오는 5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4개월 동안 기존 4조 2교대 근무에서 신4조3교대(1111-휴-2222-휴-3333-휴휴)와 변형된 4조2교대(주주-휴휴-야야-휴휴) 근무를 실시한다. 1차로 2개월 동안 변형된 4조2교대 근무를 한 후 남은 2개월 동안 신4조3교대를 실시한다.

 광양제철소는 직원 투표를 통해 두 가지 안 중 하나를 선택해 9월 16일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인데 현행 4조2교대 근무를 개선한 것이어서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주파트너사를 비롯한 연관단지의 근무형태도 포스코 근무 방식과 비슷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2011년 10월부터 4조2교대를 전면 실시했다. 4조2교대 근무제는 4개 근무조 가운데 2개조가 하루 12시간씩 교대근무를 실시하고 나머지 2개조는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의 휴무일은 연간 103일에서 191일로 대폭 늘어났다.

 4조2교대 도입 후 근로자들은 한번에 4일 정도 쉬니 외지로 떠나고,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다보니 회식시간이 사실상 없어졌다. 이로 인해 상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났다. 더군다나 철강업체의 장기 불황까지 겹치며 지역경제는 더욱더 쪼그라들었다.

 이에 상인회는 포스코 4조2교대 근무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정현복 시장도 당선 이후 권오준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4조2교대 근무 개선을 요청했다. 광양경제활성화운동본부도 포스코의 발전을 염원하는 등 끝없이 손을 내밀었다. 포스코 내부 사정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지역 사회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반영돼 이번에 근무 형태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가 결정한 만큼 이제 공은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특히 식당을 비롯한 지역 상인들이 이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지역경제 활성화 열쇠가 달려있다. 상공인단체를 비롯한 지역 상가들은 4조2교대 근무 개선에 따른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며칠 전 이순신대교 먹거리타운에 지인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오래 되고 비교적 잘 알려진 고기 집이었는데 일하는 직원들의 서비스는 형편없었다. 내 돈 내고 먹는 음식인데 기분이 나빠 중간에 나가버리고 싶을 정도로 직원의 무뚝뚝한 말투와 아무렇게나 찬을 내놓는 모습, 귀찮다는 듯이 획 돌아서는 태도는 맛을 떠나 이 식당에 대한 정이 뚝 떨어질 정도였다.  함께 식사하던 지인은“음식만 맛있으면 뭐하느냐. 이런 곳에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 지인은“여수, 순천 식당을 가면 직원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고 친절하게 잘 해주는지 정말 대접받고 오는 기분이 많이 든다”며“이러니까 자꾸 손님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광양은 다른 지역보다 음식 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거기에다 불친절한 서비스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지역경제 전망은 불투명하다. 광양도 최근 각종 먹거리타운도 생기고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음식도 개선하고 친절 서비스도 향상됐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손님을 왕으로 모시고 신하처럼 고개를 숙이라는 말이 아니다. 조그마한 손길 하나하나도 조심하고 정성들여 손님을 대하라는 이야기다. 앞으로 포스코가 근무를 바뀐 후에도 상가 매출이 부진하다면 그때는 어떤 이유를 댈 것인가.

 바뀐 근무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며 또다시 변경을 요구할 것인가. 경제 활성화 열쇠는 이제 지역상인들이 쥐고 있다. 상공인 단체와 광양경제활성화운동본부는 이번 기회에 상인들 서비스 교육에 중점을 두고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