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을 맞이하며
다시 봄을 맞이하며
  • 광양뉴스
  • 승인 2015.04.27 10:38
  • 호수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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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복<광양보건대학교 총장>
노영복 총장
섬진강변을 수놓은 매화와 산수유 소식에 마음이 밝아지고 반갑더니 어느새 온 천지가 꽃대궐이 되었다. 아직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나무마다 맺혀 있던 꽃망울들이 형형색색 자태를 드러내며 꽃을 피워내니 겨우내 봄을 기다려 온 보람을 누리게 한다.

어디라고 다를까마는 대학의 봄은 유독 생동감이 넘친다. 신입생들의 초롱초롱하고 호기심어린 눈망울들을 캠퍼스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고, 적막하던 벤치가 재잘거리는 여학생들의 대화소리와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로 채워지니 늙은 총장의 마음마저 청춘으로 되돌아간 듯 가벼워진다.

지난 겨울까지 우리 대학은 참 무겁고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학생들 뒷바라지에 온전히 헌신하여야 할 교수들과 직원들이 대학을 바로 세우는 일에 마음 한편을 할애해야 했었다. 나 역시 2013년부터 시작된 대학 정상화의 노력 속에서 마음을 다치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주저앉아버릴까, 물러서버릴까 갈등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늘 곁을 지켜준 것은 봄꽃처럼 화사하게 웃음 띠며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랑하는 학생들이었다.

지난 40년간 교수로 몸담았던 나의 모교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정겨움과 마음 따뜻함을 이곳 광양보건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새록새록 누리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 2년 동안 대학을 이끌어 오면서 부딪히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힘을 잃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다.

캠퍼스 곳곳에서 총장을 향해 손을 들어, “총장님, 힘내세요”,“총장님, 사랑해요” 응원을 해주는 학생들, 총장이나 교수들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하는 학생들은 아마 우리 대학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광경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 대학의 학생들은 정이 넘치고, 마음이 따뜻하다.

그런 학생들 덕분이려나, 올해 봄에는 학교에 희망찬 소식이 넘친다. 무엇보다도 교육부에서 선임하는 대학의 새로운 운영 주체가 올 봄 구성된다. 이제 교수는 강의와 연구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학업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터이니 이보다 더 좋은 정상화가 어디 있겠는가? 또 대학이 지역과 화합하고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고마운 발길들이 줄지어 대학을 찾고 있다. 대학에 발전기금을 기부하고자 마음을 열어주는 기관과 기업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고, 지역의 상공인회와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도 격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벚꽃 아름다운 캠퍼스를 거닐며 지역이 살아야 대학이 살고, 대학이 발전해야 지역이 풍요로워진다는 소신을 되새겨 본다.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움직임이 더욱 힘을 내고 있다. 봄꽃 가득한 날에 우리는‘광양보건대학교 좋은 이웃들 사회봉사단’을 탄생시켰다.

지역에 소외되고 그늘진 이웃을 찾아 사랑과 봉사와 희망의 돌봄을 베풀기 위해 400여 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손을 잡았다. 기존에 활동하던 의료봉사단, 백운봉사단과 더불어 대학 내에 3대 봉사단이 조직되어 활동하는 것은 우리나라 어느 대학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 대학만의 자랑이다.

누군가는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노래하였다. 광양의 봄날, 우리 학생들을 바라보면 이 노랫말이 이토록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을 수가 없다. 열심히 공부하되, 그 공부가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고 마음과 손길을 통해 이웃에게 사랑과 봉사로 번져나가는 모습은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양과 광양보건대학교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