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특급호텔 건립‘먹구름’… 한국토지신탁 투자 포기
광양항 특급호텔 건립‘먹구름’… 한국토지신탁 투자 포기
  • 김양환
  • 승인 2015.05.11 09:12
  • 호수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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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경제청, 광양시 참여 않은 상황에서 MOU 체결
지난 4월 1일 광양경제청에서 열린 광양항 배후단지 복합 관광 숙박 시설 설립 투자협약.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광양항 배후단지에 특급 관광호텔을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달 1일 체결했지만 사업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은 광양항배후단지 1만 2000㎡ 부지에 3200억원을 들여 특급호텔과 업무 및 주거시설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무협약에는 이낙연 도지사, 이희봉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오운열 여수해수청장과 사업을 추진하는 김용순 ㈜에이플러스리얼티투자자문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식에서 ㈜에이플러스리얼티투자자문은 ㈜메리츠종합금융증권, ㈜한국토지신탁, ㈜현대엔지어링, ㈜원양건축사사무소, 프랑스 루브르 호텔그룹이 컨소시엄으로 투자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무협약 이후 자금을 담당할 한국토지신탁이 사업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추진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건립 예정지가 시내와 동떨어진 외딴 지역인데다 주변 시설 등이 전무한 상태여서 사업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며 사업에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서“오피스텔 건립에 관심을 갖고 지난해 5월에‘사업 참여 의향서’를 에이플러스리얼티 투자자문에 보냈지만 의향서 유효기간이 발급일로부터 3개월로 이미 유효기간이 지나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플러스리얼티 투자자문은 “한국토지신탁이 오피스텔 사업비 2200억원 중 1400억원을 준공 후에 매입한다는 조건이었지만 포기한다면 그 정도 가격에 매입할 회사는 얼마든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국토지신탁은 오피스텔에 투자할 계획이었지 호텔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며 26층 규모의 특급호텔 건립은 한국토지신탁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텔과 오피스텔이 연계된 사업인 만큼 한국토지신탁의 참여 포기는 사업추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양경제청 관계자도 “한국토지신탁의 불참 소식을 듣고 에이플러스리얼티투자자문에 연락을 했더니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히면서도 앞으로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사업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은 광양시의 MOU 불참이다. 광양시는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를 요청 받았지만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양시는 에이플러스리얼티 투자자문 측에 업무협약에 광양시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부지매입비 계약금 약 10억원 정도 예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뤄지지 않자 참여를 포기했다.

이 배경에는 같은 부지에 광양시가 지난 2010년 5월 ㈜다옴 인터내셔널과 투자양해각서를 채결하고 호텔 건립에 나서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2013년 8월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물거품이 된 전례가 깔려있다.

㈜다옴 인터내셔널은 2010년 7월 계약보증금으로 10억원을 광양시에 납부하고 사업을 추진했으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롯데호텔이 사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사업 추진을 중단했지만 아직도 그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에도 ㈜다옴 인터내셔널이 내부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광양시는 ㈜다옴 인터내셔널과 계약해지를 하기까지 의회와 시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따라서 광양시는 형식적인 업무협약 보다는 실질적인 계약 관계 성립이 우선돼야 한다며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토지의 소유자인 광양시가 사업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사업자가 풀어야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