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 핵심 공약‘어린이 보육재단’설립 불투명
정 시장 핵심 공약‘어린이 보육재단’설립 불투명
  • 이성훈
  • 승인 2015.05.15 19:23
  • 호수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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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위 부결 …“또 다른 자리 만들기”“검증 안돼” 비판 잇따라

지난 13일 총무위 보육재단 심사에서 윤영학 교육청소년과장이 총무위원들에게 조례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현복 시장의 핵심공약인 어린이 보육재단 설립이 불투명하다. 총무위원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13일 제240회 임시회 총무위원회를 열고 시가 제출한‘광양시 어린이 보육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하고 표결 끝에 부결시켰다.

 집행부는 이번 임시회 통과를 위해 지난해 입법예고했던 보육재단 설립 조례안의 주요내용을 대폭 바꾸며 의회에 상정했지만 결국 상임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총무위원들은 보육재단 조례안이 검증되지 않은 시장 공약사항이라는 점, 자리 만들기 우려 등이 있다며 부결시켰다. 

 심상례 의원은“국가 지원을 받는 육아지원종합센터는 제쳐두고 시장 공약이라는 이유로 보육재단을 설립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보육재단 설립보다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더욱 더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보육인프라 확충이 재단 설립 이유라면, 기능이 유사한 육아지원종합센터부터 먼저 설치해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이어“기부금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한다고 하는데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가능하겠느냐”며“기부금을 받아 운영하는 사랑나눔복지재단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육재단이 설립되면 기부금 모금 과정에서 복지재단과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영배 의원은“기부하려는 기업, 단체가 정 시장이 만든 보육재단에 아무래도 눈길이 가지 않겠느냐”며“전임 시장이 만든 복지재단에 기부하면 눈치가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이에 대한 우려는 현실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며“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이병철 경제복지국장은“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복지재단은 소액 기부자가 꾸준히 기부하는 사례가 많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박노신 의원은“집행부가 보육재단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보육을 위한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재단을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재단 설립에 반대했다.

 송재천 의원은“재단 설립의 필요성과 취지에 찬성한다”면서“실제 국공립에 비해 열악한 민간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성호 의원은 재단 설립에 찬성하면서도 재단 설립의 목적인 광양시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이 미진했음을 질타했다.

 백 의원은“재단 설립 계획서 제출 이전에 광양시 보육실태와 문제점, 개선사항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서”라며“이후에 행정 운영에 비해 더 나은 재단 운영의 특화성을 구체화 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총무위와 집행부는 약 한 시간에 걸친 보육재단 조례안 심사보고에 이은 토론을 가졌지만 부결되고 말았다.

보육재단 조례안, 앞으로 어떻게…

 보육재단 조례안이 총무위에서 부결됨에 따라 이 안건은 오는 20일 본회의장에서 열리는 안건의결에 상정되지 못한다. 단 두 가지 방법은 있다. 본회의장에서 서경식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하는 방법과 13명 의원 중 1/3이 요구하면 본회의에 상정한 후 의결할 수 있다.

 첫째, 의장이 직권상정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의장이 정치적인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직권상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최근 의정사례를 살펴봐도 부결된 조례안을 직권상정한 사례는 거의 없다.

 둘째, 의원발의를 통해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은 좀 더 현실성이 있다. 12명 의원 중 1/3인 4명만 찬성하면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행부로서는 이 조례안 본회의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산건위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만일 두 가지 모두 실패하면 보육재단 조례안은 이번 회기에서 자동 폐기되고 다음 회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조례안을 작성해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조례규칙 심의위원회를 거치는 등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