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보육재단 조례안 심사, 의원과 후배공무원‘충돌’
[현장에서] 보육재단 조례안 심사, 의원과 후배공무원‘충돌’
  • 이성훈
  • 승인 2015.05.15 19:34
  • 호수 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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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인 지난 13일 오전 광양시의회 총무위원회의실. 이날은 정현복 시장의 핵심 공약인 보육지원 설립 조례안에 대한 심사가 있었다.

 교육청소년과는 이날 설명에 앞서‘어린이 보육재단 설립 계획’이라는 별도의 자료를 의원들에게 제출, 윤영학 과장이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은 약 5분 만에 중단됐다.

 서상기 총무위원장이 별도자료 설명을 중단시키고 조례안에 대해서만 설명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날 보육재단 설립 조례안은 부결됐는데 서 위원장이 별도자료 설명을 중단시킨 것은 결국 조례안 부결을 암시하는‘복선’이었다.

 긴 시간동안 총무위와 집행부의 질문이 오간 가운데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서상기 위원장이 보고를 하고 있던 윤영학 과장에게 다소 감정 섞인 질문을 한 것이다. 서 위원장은 먼저, 별도 자료인 보육재단 설립계획 자료가 집행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았다고 비판했다.

  최소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대한 설명 자료와 함께 제출해 의원들이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다음 질의에서 공직 후배인 윤 과장과 얼굴을 붉히고야 말았다. 서 위원장은 “그동안 (윤)과장이 시행한 많은 업무들이 실패하는 바람에 수십억이 날아갔다”며 “만일 배상 조치가 있었다면 과장은 어떻게 됐겠느냐”고 비난했다.

 윤영학 과장이 항만통상업무를 맡으면서 추진했던 U-IT 연구소, 네덜란드 광양캠퍼스, 한일 카페리 운항 등 대규모 항만 프로젝트의 실패 사례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위원장의 감정 섞인 말에 윤영학 과장도 강력 반발했다. 윤 과장은“저도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법적으로 책임질 일 있으면 처벌 받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백성호 의원이 “조례안에 대해서만 논의하자”며 중재, 선후배간 감정싸움은 중단됐지만 냉랭한 분위기는 회의 내내 계속됐다.

 회의 마지막 이병철 경제복지국장은 서 위원장에게 “의원들에게 보육재단 설립에 대해 한 마디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국장의 의견도 묵살된 채 끝나고 말았다.

 이번 회의를 지켜보던 공무원들은 서 위원장이 지나쳤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공직사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서 위원장이 후배 공무원을 공개석상에서 모독했다”며“서 위원장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사업을 수행할 공무원은 한명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상기 위원장은“전날부터 어린이집 단체 회원들이 방문, 면담을 요청했으나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만나지 않았다”며“집행부가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불러들여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윤 과장에 했던 과거 업무 발언은 회의를 마친 후 서로 화해하고 오해가 풀렸다”며“윤 과장 개인에 대한 감정은 전혀 없고 공직 후배로 존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