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대학은 지역 인재를 키우는 공동 산실
지역과 대학은 지역 인재를 키우는 공동 산실
  • 광양뉴스
  • 승인 2015.06.19 22:00
  • 호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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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복<광양보건대학교 총장·이학박사>

 대학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대학의 구조개혁을 목적으로 전국의 모든 대학을 평가하여 줄을 세우고 있다. 서슬 퍼런 구조개혁의 칼날을 마주하고 선 대학의 구성원들이 겪는 불안과 고통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마주하는 근로자들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대학 구조개혁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아직은 구조개혁의 무게감이 예상보다 높지 않게 체감되지만, 머지않아 예리하게 벼린 날로 대학을 긴장시킬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가 가져올 대학의 많은 난제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예상되던 문제이다. 더구나 지방대학이 이로 인해 겪게 되는 고통이란 실제로는 상상을 훨씬 넘어선다.

 대학 정원과 대학 지원자의 수가 거의 같아진 마당에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너나없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향하는 세태 속에서 지방의 대학은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이 아니라 하더라도 절로 고사될 지경에 와 있다.

 오늘날 지방대학이 취할 수 있는 자생의 방법은 무엇이며 노력의 지향점은 어디여야 할까?

첫째는 대학의 인원이나 규모 등의 양적 개혁이 아니라 교육의 과정과 내용을 새롭게 하는 질적 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 학생 정원 얼마를 감축하여 대학의 규모를 줄이는 수준으로는 다가올 어려운 상황을 헤쳐가기 쉽지 않을 터이다.

 모든 대학이 같은 학과를 두고 같은 내용을 가르쳐 공장에서 제품 만들 듯 교육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대학은 모든 면에서 특성화되어야 한다. 광양보건대학교가 일찍이 간호와 보건계열을 비교우위에 두고 집중 육성하는 정책을 펴온 것은 바로 이런 교육 철학에 바탕을 둔 결과다.

 둘째는 지역과의 화합과 상생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대학은 지역의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우리 대학은 광양읍은 물론 광양시의 경제에 활력을 공급하는 경제의 한 주체이다.
나아가 지역의 문화를 창출하는 창조적 기관이면서 지역의 정책을 구상하고 조언하는 데 바탕이 되는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을 위한 대학, 지역과 호흡을 같이 하는 대학이 되기 위하여 광양보건대학교는‘지역산업연계학부’를 신설하여 제철금속분야 전문가와 항만물류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려 한다.
지역의 여건과 밀착된 특성화 교육 속에서 대학의 활로를 찾고자 한다.

 셋째, 지역사회가 대학과 함께 지역의 인재를 키워내는 산실로서의 공동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다. 지역의 대학을 살리고 키워내는 일은 곧바로 지역을 살리는 일인 동시에 나라를 힘 있게 하는 일이다.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한 지역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 지역의 인재를 지역에서 키워 세계로ㆍ미래로 내보낸다는 의식이 지역 시민사회에서 널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학과 지역이 협력한다면 지역의 미래와 대학의 미래가 밝고 튼튼할 것은 자명하다.

 광양보건대학교는 광양을 비롯한 남중권에 뿌리내리고 지역의 사랑을 자양분으로 받아 그 높이와 부피를 키워 지역의 거목으로 우뚝 설 것이다. 울창한 나무그늘과 열매를 고스란히 지역에 환원하는 때가 곧 우리 앞에 실현될 것이다.

 지역과 함께, 지역의 사랑을 받는 대학,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일이야 말로 대학이 현재의 위기를 넘는 유일하고도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