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직항로 개설, 성급함이 있다
중남미직항로 개설, 성급함이 있다
  • 김양환
  • 승인 2015.06.26 21:19
  • 호수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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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양 환 발행인

지난 25일, 광양항과 중남미를 잇는 직항로 개설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개최됐다. 용역은 목포해양대 산학협력단이 맡았고, 주 연구원인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가 발표를 했다. 우선 실망스러운 것은 발표 자료였다. 내용의 데이터가 너무 오래된 것을 인용했다. 일부 내용이 2005년 데이터가 수록돼 있다. 착수 보고회여서 그렇다고 했지만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발표 내용도 직항로의 필요성과 현재의 물동량 추이 등이나 광양항보다 앞선 부산항의 경우를 포함한 현실적인 내용보다는 지리, 역사 등 인터넷만 뒤져보면 나올 내용으로 1시간 중 40분을 할애해 주최측이 시간을 줄여달라는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

설명이 끝나고 연구용역을 맡긴 유관기관에서 참석한 관계자들은 용역에 담길 내용에 대한 질문이나 부탁보다는 인사말 정도를 한마디씩 했다.

그나마 송종익 여수광양항만공사 팀장은 광양항의 현재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현실을 직시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충고의 말을 했다. 부산항도 추진 못하고 있는 중남미 직항로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광양항은 부산항에 비해 중남미 물동량이 턱없이 부족한데 직항로 개설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받아 들여졌다.

이번 용역은 남미 에콰도르의 넷프래스코라는 회사가 광양에 넷프래스코아시아를 세우고 바나나를 수입하면서 계기가 됐다. 넷프래스코아시아는 지난 2월부터 에콰도르 바나나를 수입하고 있다.

아직 물량은 주당 2-3컨테이너 정도를 수입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주당 10컨테이너 정도로 늘면 자체적으로 직항로를 개설하고 냉동냉장창고도 짓겠다고 했다.

이날 용역보고회에도 파트리시오 넷프레스코아시아 사장,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 유통회사, 에콰도르 대사관 직원이 참석했다. 분위기가 바나나 수입관련 회의처럼 느껴져 직항로 개설이 바나나 수입과 관련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명재 교수는 관련이 없이 추진한다고 대답했다. 당연히 바나나 수입을 계기로 진행된 직항로개설이 관계가 없다는 답변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광양시를 비롯한 광양항 유관기관이 한 달에 몇 컨테이너 안 된 바나나 물량을 보고 남미 직항로 개설을 서두르는 것은 성급함이 있다. 넷프래스코아시아도 광양에 정착한다는 확증도 없다. 불리하면 언제나 떠날 수 있다. 계속해서 물량을 늘린다고 하지만 냉동냉장창고가 없이는 물량을 늘릴 방법이 없다.

남미 직항로 개설은 광양항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앞으로 있을 중간보고회, 최종보고회에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