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시신을 화장할 뻔, 장례식장서 시신 뒤바뀌어
매장 시신을 화장할 뻔, 장례식장서 시신 뒤바뀌어
  • 이성훈
  • 승인 2015.06.26 21:54
  • 호수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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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직전 발견, 장례식장“유족 측에 진심으로 사과”

  광양 옥곡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뒤바뀌어 하마터먼 매장할 시신을 화장할 뻔 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화장 직전 시신을 제대로 인도해 정상적으로 장례를 치렀다.

  지난 22일 오전 9시경 영세공원에서 부친의 화장 전 마지막 영결식 예배를 드리던 고인 양 모씨(96)의 유족들은 장례식장으로부터“시신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장례식장 종업원의 실수로 화장을 위해 모셔 온 시신이 다른 사람의 시신이었다는 것. 양 씨 유족들은 이날 오전 장례식장에서 발인 예배를 드리고, 장지인 영세공원 화장장으로 향했다. 화장을 앞두고 마지막 영결예배를 드리다 장례식장의 통보로 시신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된 것. 이날 오전 9시 30분 발인 예배를 드리고, 고인 김 모씨(85)의 시신을 선영으로 모시려던 유족들도 시신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됐다.

  시신이 바뀐 것은 장례식장 대표 A씨가 맨 처음 알았다. A씨는 김씨 유족들의 발인 예배를 위해 시신을 인도하던 과정에서 시신의 관이 매장용 관이 아니라 화장용 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A씨는 부랴부랴 먼저 발인을 한 양씨 유족들에게 연락해 시신을 다시 모셔왔고, 유족들의 입회하에 시신을 다시 확인한 후 제대로 인도해 정상적인 장례를 치렀다.

  이번 사고는 장례식장 직원들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두 가족의 발인 하루 전날 다른 사람의 발인이 이뤄지면서 장례식장 측은 안치실에 안치된 시신의 위치를 다음 날 발인 편의를 위해 바꾸면서 상황판에 바뀐 사실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시신 인도 시 상황판만 확인하고, 시신을 인도하는 과정에서 매장예정인 시신이 화장터로 보내지고, 화장될 예정이었던 시신이 장례식장에 남겨졌다.

  A씨는“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해 유족들에게 수차례 사과했다”며“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A씨는 장례를 마친 후에도 유가족의 집 두 곳을 방문, 다시 한 번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다. 유족들은 장례식장 측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A씨는“장례업계에 종사한지 15년 동안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며“뉴스를 통해서만 접했던 일이 우리가 직접 겪으니 심적 고통과 죄송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이번 일을 거울삼아 고인에게는 더욱더 정성과 예의를 다하고 유족들에게는 내 일처럼 모든 장례절차를 상담하고 성실히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