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장난감 도서관, 사업 규모 확대 필요하다
어린이 장난감 도서관, 사업 규모 확대 필요하다
  • 김보라
  • 승인 2015.11.13 20:15
  • 호수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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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아이들의 장난감 가격, 요즘 만만치가 않다. 미끄럼틀이나 붕붕카 등 대형 완구는 보통 10-20만원, 조그마한 거 하나도 몇 만원씩 한다.

부모 욕심에 이것저것 사주지만 아이들은 금방 싫증을 내기 때문에 아까운 마음이 그지없다. 물려받으면 더 없이 좋지만 이런 복이 없을 경우 저렴한 중고품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 년에 1만2000원만 내면 다양한 장난감을 빌려 쓸 수 있는 장난감 도서관은 부모들에게 가뭄의 단비만큼이나 반가운 존재다.

2012년 중마동에 문을 연 장난감 도서관은 현재 786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중마동 0-7세 인구가 6244명인 점을 감안하면, 5집당 1집은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1집당 아이 2명으로 계산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도 30-50명으로, 엄마들 사이에서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막상 장난감 도서관에 가보면 상황이 열악하기 그지없다. 어린이집 옆 건물 3층을 쓰고 있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 장난감 진열만 하기에도 발 디딜 틈이 없는 수준이다.

당초 책을 읽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장소로 계획됐던 로비는 이미 대형 완구들이 점령해 진열장이 됐다. 장난감 1722점과 함께 도서 797점도 보유하고 있지만, 도서는 대여가 안 되고 읽을 곳도 없어, 아이들 손길 한번 닿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는 기간제 근로자와 복지도우미, 사회복무요원 등 총 3명이 근무한다. 기간제 근로자와 복지도우미는 장난감을 관리하고 대여하는 일을 맡으며 사회복무요원은 방 한 켠에서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는 일을 도맡는다.

소독과 세척 등 부족한 인력은 자원봉사로 채운다. 열악한 환경은 예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장난감 구입비 1000만원을 포함해 연간 들어가는 돈이 3600만원에 불과하다. 장난감 도서관이 장난감 대여라는 단순 기능에 국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용객들은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원한다.

다른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난감도서관을 보면, 장난감 대여 기능 외에도 아동발달과 교육에 대한 각종 정보를 나누는 등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육교사와 함께 아이들이 즐겁고 유익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자유놀이실을 운영하기도 하고 장난감 활용 방법이나 육아 상식을 교육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엄마들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도 종종 마련한다.

또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기부하면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연회비를 면제해 주고, 이 장난감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증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시민들의 사회적 동참을 이끌어 내기도 하며 각 가정을 방문해 장난감을 수리해주는 사업도 진행한다. 대여할 장난감을 탐색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최근 시는‘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역점사업으로 놓고,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도서관 신규 건립과 시립 도서관을 통한 어린이 독서·문화 환경 조성 등도 그 일환이다. 광양시 도서관은 운영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으며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의 유일한 장난감 도서관은 어쩐지 소외받는 느낌이다. 이는 장난감 도서관이 문예도서관사업소가 아닌 사회복지과 소관인 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디 소관이든 상관은 없다. 다만 광양시민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부모로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난감 도서관이 이왕이면 더 전문적이고 편리하고 유용하게 운영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