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겨울여행’책자, 눈 씻고 찾아봐도 광양은 없다
전남도‘겨울여행’책자, 눈 씻고 찾아봐도 광양은 없다
  • 이성훈
  • 승인 2015.12.04 21:06
  • 호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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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편집국장

지난 주말 해남으로 바른지역언론연대 연수를 가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남도가 발행한‘겨울여행’이라는 책자를 봤다. 겨울여행은 전남도가 최근 겨울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감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테마별로 소개한 책이다.

올 칼라에 50페이지 정도 되는 책자에는 겨울에 즐길 4대 테마로 겨울별미, 겨울산과 해넘이·해맞이 명소, 눈썰매 등 체험, 온천 등이 소개됐다. 또 KTX 역 주변 관광지와 먹거리, 도내 숨은 명소 등의 정보가 수록됐다.

찬바람이 불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남도의 별미 음식으로 여수·장흥 굴구이, 장흥·강진 매생이, 보성 벌교꼬막, 무안 세발낙지를 소개했고, 요리법 등 깨알 정보까지도 담았다. 해넘이ㆍ해맞이 명소로는 해남 땅끝, 진도 세방낙조, 여수 향일암, 장흥 정남진 전망대, 강진 고바우공원 전망대 등이 소개됐다.

하얀 눈꽃으로 덮인 겨울산으로는 순천 조계산, 영암 월출산, 해남 달마산, 구례 지리산을 담았고, 템플스테이 사찰 등도 안내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썰매타기 장소와 체험학습장, 겨울철새 도래지 등이 소개됐다.

이밖에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뜨끈한 온천, 산과 바다를 보면서 운동이 가능한 여수경도골프&리조트, 해남 파인비치골프링크스 등 35개의 골프장 정보도 포함됐다. 호남고속철(KTX) 정차역을 연결하고 인근 관광지, 맛집을 경유하는‘시티투어’버스 노선, 주요 관광 안내소 연락처 등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여행 책자에는‘광양’이라는 이름은 없었다. 여수는 굴구이, 향일암, 오동도, 에코힐즈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순천은 팔진미, 조계산, 낙안읍성, 남제골벽화마을, 순천만 등이 소개된 반면 광양시는 단 한곳도 선택되지 않았다.

광양시 관광 자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건 너무했다. 백운산은 지리산 다음으로 호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겨울 설경도 꽤 아름답다. 구봉산전망대는 광양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한 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전망대 취재를 위해 전국 곳곳을 다녀봤지만 구봉산 전망대 만큼 아름답고 멋진 곳은 없었다.

광양불고기와 닭숯불구이 역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광양의 위대한 먹거리다. 하지만 이번‘겨울여행’ 책자에서 광양시는 철저히 외면 받았다. 다른 지자체가 서너 개씩 지역 관광 자원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홍보하고 있지만 광양은 없었다.  소개된 지자체들을 일일이 찾아보니 23개 지자체 중 목포와 광양만 빠졌다. 목포시야 유달산을 비롯해 삼학도 이난영 공원, 다도해 전경 등 우리 보다 관광 자원이 풍부하고 도시 규모도 커서 크게 아쉬울 것은 없지만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광양으로서는 이번 책자에 단 한곳도 소개되지 않은 것은 정말 아쉽고 분통 터진다.

겨울여행 책자는 전국 주요 관광 안내소,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구할 수 있고, 전남관광정보센터에 연락하면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 남도여행길잡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광지가 수록된 각 지자체들은 이 책자를 통해 올 겨울 기간 동안 무료로 홍보를 하고 있다.

광양시만 빠진 전남도‘겨울여행’. 공무원들은 이 책자를 보면 가슴이 철렁할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