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책) 분수를 지키며 살자
(고전산책) 분수를 지키며 살자
  • 광양뉴스
  • 승인 2015.12.11 21:07
  • 호수 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규 ‘춤추는 파랑새’저자

명심보감 제6편 安分篇(안분편)

 

知足者(지족자)는 貧賤亦樂(빈천역락)이오 不知足者(부지족자_는 富貴亦憂(부귀역우)니라.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해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근심스럽다.

 

濫想(남상)은 徒傷身(도상신)이오 妄動(망동)은 反致禍(반치화)니라.
쓸데없는 생각은 오직 정신을 상할 뿐이요, 허망한 행동은 도리어 재앙만 불러일으킨다.

 

知足常足(지족상족)이면 終身不辱(종신불욕)하고 知止常止(지지상지)면 終身無恥(종신무치)니라.
넉넉함을 알아 늘 넉넉하면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아 늘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느니라.

 

安分身無辱(안분신무욕)이오 知機心自閑(지기심자한)이니 雖居人世上(수거인세상)이나 却是出人間(각시출인간)이니라.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만족은 어디에서 올까!

조그마한 텃밭에서 뙤약볕을 온몸으로 맞으며 김매고 있는 도시농부는 어떤 마음으로 땀을 흘리고 있을까! 작은 밭이지만 푸성귀들이 자라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서 콧노래가 흥얼거려지고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런 사람에게도 축구장만한 크기의 밭에서 알곡들이 영글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만족감이 번개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거다. 비교다. 내 것보다 남의 것을 쫓아가는 것. 연예인들이 죽을 듯이 운동을 해서 몸짱을 만드는 것이 요즘 유행이고 대세다. 배에 복근이 있는 연예인을 보다가 내 배를 보면 배불뚝이가 따로 없다. 그렇다고 내 배를 원망하면 뭐하랴…

연예인들은 몸짱을 만드는 것이 직업이고 먹고 사는 길이다. 그래서 짧게도 몇 개월 길게는 수년간 운동을 해서 팔자에 없는 복근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인이 그렇게 죽을 듯이 하면 진짜 죽는다. 건강에 이상이 오지 않을 정도만 운동을 하면서 뱃살을 줄여가는 것만으로 만족하면 된다.

일상의 소소한 일에 만족감을 느끼면 행복이란 이름의 적금이 매일 쌓일 텐데 비교라는 범상치 않은 녀석 때문에 만족감을 날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