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와 지역 특산물
택배와 지역 특산물
  • 광양뉴스
  • 승인 2015.12.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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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택배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횟수는 30회를 넘어섰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용객 또한 특정 부류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1992년에 처음 시작된 택배는 현재, 전국적인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어 있다. 대부분 24시간 내에 배달되는 것이 원칙이다. 전국에서 집하된 상품을 다음 날에 도착지까지 배달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도 갖춰져 있다.

 택배 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홈쇼핑 산업, 인터넷의 보급에 의한 전자 상거래 시장의 확대, 네트웍의 발달과 저렴한 택배비용, 소비자의 이용 편리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이들 요인들은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성장하는 택배와 주변산업은 지역경제나 생활도 바꾸고 있다. 지역 소비자들은 앉아서 세계 곳곳에 있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소비자들이 호사를 누리는 사이에 동네 구멍가게나 지역의 생산물을 함께 판매하는 곳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돈은 지역에서 돌지 않고 택배 횟수와 편의점의 증가와 비례해서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감소에 의한 경제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지역을 더욱더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홈쇼핑, 전자상거래와 결부된 택배의 진화는 이처럼 지역 상품의 판매처 감소, 유통업에서 배제되는 지역민들의 증가, 돈의 유출에 따른 지역경제의 축소 등의 문제점들을 야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광양시는 광양제철, 광양항 등 대형 물류가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이것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반면에 택배는 소형 물류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적이지 않다.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택배에 대해 하찮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택배의 활용 대상자나 품목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즉, 택배는 직거래 중심이 되는 것으로 대형물류와 관련성이 적은 농가들이 생산한 특산물의 브랜드화를 촉진시키고, 매우 유용한 판매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농가에서 생산한 품목들은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른 저렴한 해외 상품의 유입으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맛과 신선도라는 기본을 갖추고, 생산자와 지역정보 제공에 의한 브랜드화와 특산물화가 필요하다.

 그 다음 택배 상품화에 의한 소비자와의 직거래에 의한 매출을 증대시켜야 한다. 택배 상품의 개개는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매출액이 5억 정도 되는 것이 20개가 되면 총 매출액은 100억이 된다. 여기에 상품 수 또는 매출액이 배가 되면 면 200억이 되는 등 매출증가는 용이해 진다.

 현재 광양에서 택배에 많이 이용되는 특산물은 매실이다. 매실의 택배와 관련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연도별, 월별 택배 발송 건수, 수신처를 조사해 보았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입수하지 못했다. 이는 그만큼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광양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특산물의 택배 물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없다고는 하나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소득의 다양화와 지역 경제 구조를 탄탄하게 하려면 광양으로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택배 양을 조사하고, 자료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특산물의 매년 판매 목표량 설정과 목표 성취를 위한 상품 개발, 홍보, 택배의 활용법에 대한 기술 지원 및 판매처 확대 등의 관리를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많은 특산물이 택배로 나가고, 많은 돈이 광양으로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