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대보탕
십전대보탕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1.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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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 ‘보약(補藥)’하면,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 우선 떠오릅니다. 이 약은, 인삼, 백출, 복령, 감초, 당귀, 천궁, 숙지황, 작약, 황기, 계피의 10가지 약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이 고른 비율로 배합되어 있습니다.

인삼, 백출, 복령, 감초의 4가지 약은 '사군자탕(四君子湯)'이라 하여 힘들고 지쳐서 기운이 없는 사람의 원기를 도와주는 약물들입니다. 당귀, 천궁, 숙지황, 작약, 황기, 계피의 6가지 약물은 피로를 회복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쌍화탕(雙和湯)'의 구성 약물입니다. ‘십전대보탕’은 이 두 처방이 함께 합쳐진 약으로, 기운을 돋우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면서 피로를 제거해주는 최상의 보약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연유로 어떤 분들은 건재상에서 직접 약을 구하셔서 집에서 달여 드시기도 합니다. 또 간혹 홈쇼핑 같은 데서는 ‘이십전대보탕’이니, ‘삼십전대보탕’이니 하는 약들도 나오기도 합니다.

대체로 건강한 분이라면 이 같은 방법으로 약을 직접 구해 집에서 달여 드신다든지, 아니면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드신다고 하더라도 몸에 해로울 것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몸에 병이 있거나 몸이 극도로 허약하며, 어떤 약물에 대해 알러지가 있거나 체질상 맞지 않는 분들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몸에 병이 있는 분들에게 ‘십전대보탕’은 때론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몸이 너무 약한 분들에게는 흡수가 되지 못하여 오히려 몸이 더 무거워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드물긴 해도 특정 약물에 대한 알러지가 있을 수도 있어 살펴야 하며 체질에 부합되는 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될 수 있으면 보약을 복용하고자 할 때는 전문가인 한의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원에서 약을 짓는 경우, ‘십전대보탕’을 꼭 10개의 약물로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몸의 허실(虛實)이나 체질에 따라 약을 순하게 하거나 혹은 특정 성분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한 약의 효능을 돕기 위해 다른 약들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구성하는 약 중에서, 백출과 복령은 비위(脾胃)에 작용하여 변을 좋게 만드는 효능이 있어 설사하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그리고 당귀와 숙지황은 피를 만들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장을 윤택하게 하므로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설사를 자주 하고 힘이 없는 경우라면, 백출과 복령은 적당하지만 숙지황과 당귀는 오히려 더 설사를 가중시켜서 힘을 더 빼버릴 수 있습니다.

만일 비위와 장이 약하여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백출과 복령의 양을 늘리고 설사를 막도록 백출을 볶아서 사용하기도 하며, 당귀는 산약으로 바꾸고, 숙지황은 더더욱 증숙(蒸熟)하는 등, 설사하지 않게끔 장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수치(修治)를 하게 됩니다. 몸이 약간 허약한 사람에게는 황기 같은 약을 그냥 사용하지만, 많이 허약하면 황기를 꿀과 함께 볶아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몸이 잘 붓는 사람에게 ‘십전대보탕’은 오히려 더 부기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이때는 숙지황을 빼고 부기를 없애는 ‘오령산’이라는 약과 병행해서 쓰기도 합니다.

약은 약이 되어야지 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겨울철 몸을 보양하려고 약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스스로 진단하여 "어떤 책에 쓰여 있는 어떤 처방이 나하고 맞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고 무턱대고 그 약을 먹는 것보다,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내 몸에 맞는 약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