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축제로 '백운고 가야제'
졸업식을 축제로 '백운고 가야제'
  • 최혜영 기자
  • 승인 2016.01.08 21:12
  • 호수 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과사전에 졸업식은 교육기관에서 학생이 모든 과정을 마쳐 졸업을 기념하는 학교 행사라고 나온다. 졸업식은 한 학기가 3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보통 2월에 한다. 대부분 졸업식은 애국가 제창과 함께 국민의례, 졸업증서 수여, 교가제창 등으로 시작해 학교장의 격려사와 졸업생의 축사와 재학생의 답사로 마무리 한다.

  하지만 이런 틀에 박힌 형식적인 졸업식이 아니라,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선생님과 학부모가 하나 되는 장을 마련한 졸업식이 개최돼 주목을 끌었다. 백운고등학교는 졸업 시즌이 아닌, 지난 7일에 졸업식을 겸한 축제를 개최했다. ‘가야제’라는 이름의 축제는‘우리 모두’‘꿈, 끼’‘나눔’을 테마로 했다.

  ‘수능 이후가 황진이다(황금을 캐는 진짜 행복한 이들의 시간이다)’를 주제로 열린 졸업식은 수능 이후 학교 생활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적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 달 앞당겨 개최했다.

  졸업식 계획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했다. 형식적인 식순은 최대한 줄이고, 준비한 이벤트 위주로 행사를 진행했다. 각 반 담임선생님들이 보내는 메시지 영상이 흘러나오자 학생들은 환호와 함성을 질렀다.

  학생 몰래 찍은 부모들의 영상은 다시금 자녀사랑을 확인하면서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어 힘겨운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과 수능 이후 테마를 정해 참여한 축하무대는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 내내 미소와 감동이 가시지 않는 시간을 선사했다.

  축제와 연계한 졸업식을 추진한 김옥준 교장은“학생이 주인이 되어 다양한 체험부스를 만들고 지역의 소외 계층과 나눔 활동까지 기획한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이번 행사가 교육과정 운영에 하나의 모델이 되어 고3 학생들이 황금처럼 가장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장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아직도 다른 학교에는 졸업식이 끝난 뒤 서로에게 달걀을 던지거나 밀가루를 뿌리며 뒤풀이를 하는 졸업식 풍속이 있다. 이런 풍속이 도를 넘어 2010년 경기도 고양시의 한 학교에서는 교복을 찢으며 알몸 뒤풀이를 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건 이후로 졸업식 날에는 경찰이 동원되어 과격한 뒤풀이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백운고등학교의 이번 졸업식은 졸업식의 좋지 못한 풍속도를 바꿔서 졸업식을 축제로 만들었다. 수능 이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테마에 따라 축하공연을 연습하면서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백운고 학생들은 인생에 한번 뿐인 고등학교 졸업식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