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농촌에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 이성훈
  • 승인 2016.01.22 20:21
  • 호수 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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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식 광양시 귀농귀촌협의회장

도시로 빠져 나가는 인구보다 농촌으로 돌아오는 인구가 많아졌다는 보도를 얼마 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유년기를 농촌에서 보내고 7~80년대 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질 때 도시로 떠났던 베이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은퇴가 시작 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던 고향, 농촌이 꿈틀 거리기 시작 했다.

전체 인구의 14.3%인 714만 에 달하는 베이붐 세대의 45.2% 가 은퇴 후 전원생활을 원한다는 농림 수산 식품부의 통계가 있다. 꿈만 꾸고 있는 것이 아니다. 10년 전에 비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인구가 10배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광양은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하는데 다른 지역 보다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섬진강과 백운산 4대 계곡이 시내로 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인근 하동과 남해 여수 구례 등 한 시간 이내에 가서 힐링 할 수 있는 유명한 산과 바다가 많다.

귀촌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조건이지만, 비싼 땅값과 집 구입비용의 부담 때문에, 직업 농부로 살아가야 하는 귀농인들은 고민을 하게 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일조량이 많고  따뜻해서 시설 원예 쪽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귀농인의 빠른 정착을 위해, 2015년 1월‘귀농 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지난해 7월부터 시행 되었다.

농촌으로 향하고 있는 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는 법률이다. 법률은 제정 되었지만 지방자치 단체의 조례가 뒤따르지 않아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광양시에서도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에 이어 2016년에도 이들의 빠른 정착을 위한 영농정착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준다면 광양시 인구 증가에, 농촌도 한 몫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귀농 귀촌에 실패하지 말자

 고향 마을로 귀농을 했지만 함께 어울려 주는 친구가 없다. 가족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혼자서 부모님이 살던 집으로 왔지만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부모님은 딸 집으로 가고 아들은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퇴직 후 일정한 소득이 없어 극심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매일 술독에 빠져 있다.

몇 년 전 고향 마을에서 인생 후반전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잘 아는 사람의 이야기다. 수 십 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인정받고 살았지만 귀농후의 삶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귀농 귀촌에 실패 하지 않으려면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집과 농지 구입은 천천히 하라.

적응 될 때 까지는 임대를 하면 된다. 외부인이 땅을 사려고하면 땅의 가치와 시세를 알 수 가 없다.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 시세 보다 비싸게 구입한 땅을 처분하지 못해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꼼짝 못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가족 동의를 얻어라.

출가한 자식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우자의 동의는 꼭 얻어야 한다. 협회 회원 중에도 아내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혼자 내려와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농사를 혼자 하기에는 쉽지 않다. 직업 농부로 살아가려면 꼭 아내와 함께 해야 한다. 귀촌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시의 집에 살면서 가끔씩 남편이 있는 시골집을 찾아오게 하는 회원도 있다.

-과거는 잊어라.

과거의 신분은 잊고 현지인과 잘 어울려야 한다. 정년퇴직을 한 사람의 대부분은 현직에 있을 때 고위직 이었다. 60세 전 후의 나이가 시골에서는 젊은 층에 속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인사하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지인의  마음을 얻지 못해 외톨이가 되면 시골에서의 외로움은 견딜 수가 없다.

-귀농과 귀촌은 다르다.

도시에 부동산이 있어서 일정한 임대 수익이 나오고, 고액의 연금을 받아가며 어려움 없이 전원생활(귀촌)을 하고 싶은 것이 모두의 꿈과 희망이다. 직업 농부로 살아가려면 현실은 많이 다르다. 농사 규모가 작으면 경제적으로 힘들고 농사 규모가 크면 몸이 힘들다. 나이 들어 직업 농부(귀농)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판로를 확보하라

가장 작은 비용으로 생산되어 가장 비싸게 팔리는 곳으로 이동 되어지는 시장 원리에 의해 농산물의 세계 시장은 단일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가고 있다. 안전이 담보 되지 않은 국적 불명의 농산물에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친환경 인증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영농일기를 노출 시키면서 끊임없이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실시간으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른다.

귀농 할 때 다 가져 와도 되지만 욕심만은 두고 와야 한다고 한다. 농촌에서의 삶의 가치는  도시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귀농 귀촌이 시대의 흐름이 되어 가고 있다.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