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산책>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베풂’
<고전산책>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베풂’
  • 광양뉴스
  • 승인 2016.02.12 19:37
  • 호수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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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 <춤추는 파랑새> 저자

제7편 存心篇(존심편)  존심편은 자신에게 엄격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坐密室(좌밀실)을 如通衢(여통구)하고 馭寸心(이촌심)을 如六馬可免過(여육마가면과)니라.

비밀한 방에 앉았어도 마치 네 거리에 앉은 것처럼 하고 작은 마음을 제어하기로 마치 여섯필의 말을 부리듯 하면 가히 허물을 면할 수 있느니라.

薄施厚望者(박시후망자)는 不報(불보)하고 貴而忘賤子(귀이망천자)는 不久(불구)니라.

박하게 베풀고 후한 것을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이 없고, 몸이 귀하게 되고 나서 천했던 때를

잊는 자는 오래 계속하지 못하느니라.

 

施恩勿求報(시은물구보)하고 輿 人勿追悔(여인물추회)하라.

은혜를 베풀거든 그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나중에 뉘우치지 말지니라.

責人者(책인자)는 不全交(부전교)요 自恕者(자서자)는 不改過(불개과)니라.

남을 꾸짖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자기를 용서하는 자는 허물을 고치지 못하느니라.

급하게 돈을 빌리는 사람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꼭 갚겠다고 한다. 그것도 높은 이자를 주겠단다. 마음이 좋거나 약한 사람들은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빌려준다. 예외가 있겠지만 여지없이 받지 못한다. 지금 당장 돈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높은 이자까지 계산해서 줄 수 있겠는가!

돈을 빌려줘서 큰 이득을 얻을 거라고 생각하면 둘 다 잃는다. 돈을 빌려줄 때 절대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빌려줘라. 그냥 준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하다. 그러면 최소한 사람은 잃지 않는다. 물론 빌리는 사람이 상습범이 아닐 경우다.

오래전에 지인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

부모님 일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면서 한 달 후에 꼭 갚겠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빌려줬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연락 없이 잠수(?)를 타버린 것이 아닌가!

몇 년 동안 감감무소식에 연락처도 바뀌고 도저히 받을 길이 없자 괘씸함에 경찰서 문을 두드렸다. 빌려준 돈은 되돌려 받았지만 후회가 많이 되었다. 돈을 빌려주지 말고 그냥 줄걸…

그랬다면 사람도 잃지 않고, 내 마음도 편했을걸…

대가를 바라고 빌려준 건 아닌데, 여러 가지 맘이 편치 않았다. 나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베풂인데 속이 좁아서 베풀지 못한 게 아쉽다. 금전거래는 빌려 주려면 아예 주지 말고, 베푼다고 생각하고 그냥 주는 것이 속 편함을 느낀 개운치 않은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