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별처럼 빛나는‘윤동주’시인
아직도 별처럼 빛나는‘윤동주’시인
  • 광양뉴스
  • 승인 2016.03.18 20:26
  • 호수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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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훈 시인·아동문학가/광양여고 교장

  요사이 <동주>라는 흑백 영화가 상영됨으로써, 새롭게 윤동주 시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윤동주 시인은 어둠 속의 별처럼 살다가 28세의 젊은 나이에 차디찬 감옥 속에서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한 많은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윤동주 민족시인의 시정신을 앞으로 계속 계승하기 위한 제안으로 그의 시 작품과 발자취를 더듬어 보겠다.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두드려 보오 - <가슴 1>

재만 남은 가슴이/ 문풍지 소리에 떤다. - <가슴 2>

 

   가슴을 소재로 한 시를 통해서, ‘소리 없는 북’의 표현에서 두드려도 풀리지 않는 한(恨)에 대한 몸부림을 드러냈고 또한‘재만 남은 가슴’에서 식민지 치하의 절망적인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암울한 일제시대 하에서 일본어만을 쓸 것을 강요당했지만,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아름다운 우리말로 시를 쓴 그의 육필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해방 후에 출판되었다.

  특히 그의 시집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광양 출신인 정병욱 교수의 어머니가  그의 시집을 마루를 뜯고 땅에 감춰뒀다가 학도병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다시 건네어, 해방이 된 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의 시집은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출판됨으로써 윤동주 시인의 열풍이 일어났다. 가해국가인 일본에서도 윤동주 시인을 기억하고, 매년 릿쿄(立敎)대학과 도시샤(同志社)대학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서 과연 우리나라는 그를 얼마나 예우했는가를 돌아보게 하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 <서시>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 <참회록>

  <서시>의 시를 통해서 추호도 후회가 없이 부끄럼 없는 삶이고자 하는 자신의 결의가 잘 나타났으며, <참회록>의 시에서는 일제의 압력에 위축되고 정면대결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자신에 대하여 부끄러워하고 있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십자가>

 

  이 시에서는 역사가 희생을 요구할 때, 순교하겠다는 헌신적인 자기 희생의 정신을 겸손하게 보여주고 있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 <육첩방>

 

 조선어를 쓰지 못하게 하는 일제강점기에 남들이 다 붓을 꺾든지 변절을 하여도, 윤동주 시인은 신사참배도 거부하였으며, 늘 외로이 꿋꿋하게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로서 시를 썼다.

그는 결국은 일본 유학 중 조선어로 시를 쓴다는 이유로 일본 후쿠오카 감옥에서 수감되어, 혈액 관련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어 억울하게 죽어간 것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인은 비록 짧은 삶을 살다 갔지만, 그의 고결한 삶과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하는 종교적 사랑과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는 불멸의 의지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