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56> 편지
박옥경의 논술교실<56> 편지
  • 광양뉴스
  • 승인 2016.04.15 21:05
  • 호수 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해마다 식목일이 되면 나무와 꽃을 많이 심지요. 산에까지 가서 나무를 심기 힘들면 마당이나 공터나 베란다의 작은 화분에 꽃을 심기도 하지요.

 자기가 좋아하는 나무나 꽃을 심으면서 격려의 말, 사랑의 말을 건네면 더 잘 자라겠죠? 식물도 생명이 있어서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기 때문일 거예요.

 안현지 학생은 봄에 지천으로 피는 꽃을 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장미가 빨리 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미에게 편지를 썼어요. 식목일에 장미를 심고 이렇게 다정하게 편지를 쓰면, 그 장미는 행복해서 꽃을 자꾸 피우고 지지도 않을 것 같아요.

  편지를 쓰는 목적과 하고 싶은 말이 잘 드러나 있어요. 장미를 좋아하게 된 동기나 이유도 분명해서 왜 굳이 장미에게 편지를 쓰는지 알 수 있죠.

  내가 좋아하는 나무나 꽃, 혹은 풀에게 편지를 한 번 써보세요. 색다른 생각을 하게 될 거예요.

 

<편지>                                              광양중진초등학교 4-2 안현지

 

장미에게

 

장미야 안녕? 나는 현지야.

봄이 오니까 꽃들이 많이 피었어.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피어서 우리 아파트가 꽃아파트가 되었어. 이렇게 예쁘게 피는 꽃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장미야. 그래서 빨리 핀 너를 보고 싶어서 편지를 써.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소풍을 갔어. 그 때 꽃밭에서 여러 가지 꽃을 봤는데 그 중에서 나는 네가 제일 예뻤어. 그 때부터 너를 좋아 하게 되었어. 너의 향기를 맡으면 기분도 좋아져. 나는 덩굴로 핀 네 모습이 너무 예뻐. 거기서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장미꽃터널 안을 걸으면 공주가 된 기분이야. 또 장미덩굴 그늘 밑에서 쉬면 편안해서 잠이 오기도 해.

너는 가시가 있지만 그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어. 아름다운 자기 모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나는 장미의 여러 가지 색 중에서 빨간 색을 제일 좋아해. 빨간 색의 너를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 산을 깎다가 보기 흉하게 된 곳을 볼 때는 그곳에 너를 심으면 아름다운 환경으로 바뀔 텐데라고 생각하기도 해.

우리 집에서 가까운 중마도서관 앞에 장미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조금 있으면 피겠지? 도서관에 갈 때마다 나는 참 행복할 거 같아. 장미가 핀 벤취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 쏙쏙 머리에도 잘 들어올 것 같아.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꽃은 방울꽃이고, 세 번째로 좋아하는 꽃은 국화야. 나중에 내가 좋아하는 꽃의 순서가 바뀔지 몰라. 그래도 지금은 장미가 제일 좋으니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일은 식목일이야. 내일 우리 집에 장미를 심고 싶어. 빨간 장미가 피면 기분 좋은 베란다가 되겠지? 향기도 좋고 아름다운 너는 우리 가족에게 행복한 웃음을 줄 거야

장미야, 앞으로도 예쁘게 피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추억을 주길 바래.

빨리빨리 피어라. 알겠지?

그럼 안녕.

2016년 4월 4일

너를 좋아하는 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