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닭 키우고 농산물 재배 과정‘SNS’통해 알려…고객 신뢰 저절로 확보”
<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닭 키우고 농산물 재배 과정‘SNS’통해 알려…고객 신뢰 저절로 확보”
  • 이성훈
  • 승인 2016.04.22 20:01
  • 호수 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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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지리산 유정란 오은숙 농원 …‘농산물을 덤으로’특화 서비스 인기

1. 광양시 농업 마케팅 현황 및 SNS를 통한 농업 마케팅의 중요성

2. 순창 세실농원의 SNS를 통한 오미자 판매

3. 구례 카카오스토리를 통한 지리산 유정란 마케팅 성공 사례

4. 정읍 양형두 씨의 SNS를 통한 복분자 판로 확보

5. 담양 신명수 씨 농가의 카카오스토리를 통한 마케팅 전략

6. 경남 함양 곽부선 지리산반디불이 농가의 성공 비결

7. 경남 거창‘거창한 윤선생 사과’SNS 마케팅 비결

8. 광양시 농특산물의 SNS 확보 방안

 

오은숙 씨

구례에서 유정란을 비롯한 각종 농산물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오은숙 씨. 오은숙 씨는 구례에서 ‘지리산 유정란 오은숙 농원’을 운영하며 전국 각지에 유정란을 판매하고 있다. 오 씨가 판매하는 유정란은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산야초를 먹고 자란 무항생제로 기른 닭들이 낳은 달걀이다.

오 씨는 원래 농부가 아니었다. 20여년 동안 전통 한복집에서 주문받은 한복을 바느질했었는데 2011년부터 닭을 키워서 소득을 올려보자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농사에 입문하기 시작했다.

오 씨는 초창기 주변의 추천으로‘산들조은 유정란’이라는 이름으로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정부자금을 지원받아서 7명이 공동으로 시작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실패하고 결국 오 씨 혼자만 남게 됐다.

그는“구례 5일장과 집에서 전화로만 알리고 지인들한테 구전으로만 판매하다보니 6개월동안 매출은 늘어나지가 않았다”며“장날에 하루 두 판만 판매할 때가 있을 정도로 초창기에 신통치 않았다”고 소회했다. 고객들도 선뜻 유정란에 지갑을 열지 않았다. 정말 유정란이 맞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 이렇게 오프라인 판매를 통해 실패라는 쓰디쓴 맛을 계속 보다가 낯선 단어가 그녀에게 다가왔으니 바로‘SNS’다.

“SNS가 도대체 뭐야?”

오은숙 씨는 구례 5일장에서 우연히 만난 지리산 자연밥상 고영문 씨의 추천으로 SNS를 통해 판매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 씨는“처음에는 소셜이 무엇인지, SNS가 무엇인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며“성공 가능성도 없는 것 같아 6개월 정도 듣는 둥 마는 둥 모른 체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좀처럼 유정란 매출은 늘지 않고 뾰족한 방법이 없어 오 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SNS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오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소셜공방에 참석하면서 조금씩 SNS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처음에는 농사일로 바쁘신 분들이 피곤한 눈을 비비면서까지 노트북, 스마트폰과 씨름하고 있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어색했다”며 슬며시 웃었다.

하지만 실제로 SNS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례를 두 눈으로 확인한 오 씨는 당장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SNS 세계를 접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전화와 메세지만 주고받는 걸로만 알았던 핸드폰이 컴퓨터처럼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 씨는 스마트폰을 통해 본격적으로 SNS를 공부했다. 그는“스마트폰에 대한 첫 인상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며“블로그에 글쓰기, 페이스북으로 친구맺기, 카카오스토리 사진 올리기 등 하나 둘씩 배워가면 갈수록 재미나고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조금씩 SNS에 익숙해지자 오은숙 씨는 하루 농정과정을 일기 쓰듯이 소셜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오 씨는“유정란을 SNS에 판매하게 된 것은 단순한 홍보가 아닌 닭들과 함께한 하루를 SNS에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유정란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재배 과정을 고객들에게 솔직하게 보여주는 영농일기를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판매까지 이어졌다”며“영농일기가 곧 판매처이자 단골고객이 확보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SNS 농장일기, 고객과 신뢰 연결 창구

농장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하루하루 꾸준히 SNS에 올리기 시작하자 관심 있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닭을 키우고 산나물을 재배하는 모습들이 고객들에게는 재미와 추억, 즐거움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댓글을 다는 고객들도 늘어났다. 오 씨 역시 고객들이 글을 남기면 빠짐없이 댓글을 달았다. 그는“가끔 댓글 다는 일을 깜빡할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직접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있느냐는 안부 전화가 오기도 한다”면서“제 글을 관심있게 지켜봐 주신 분들이 있어서 정말 고맙고 저도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객과의 댓글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바로‘신뢰’관계이다. 오 씨는 “글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쌓고 닭을 키우는 과정, 유정란을 생산하는 과정, 농산물을 키우는 모습 등을 솔직하게 SNS에 올림으로써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며“고객들도 유정란의 맛에 만족한다는 인사를 할 때면 정말 농사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덤으로 … 차별화된 판매 전략

오은숙 씨의 유정란은 현재 매출 80% 정도 SNS로 판매한다. SNS를 통해 판매하는 오 씨의 유정란이 더욱더 인기가 높은 데는 직접 재배한 각종 농산물을 덤으로 주기 때문이다. 여주, 고사리, 감말랭이, 표고버섯 등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들을 조금씩 담아 유정란과 함께 전해준다. 이 마케팅이야 말로 오은숙 씨 유정란의 장점이자 차별화이다.  

고객들로서는 함께 딸려온 농산물들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다. 오 씨는 “농산물을 받아본 고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많이 받는다”며“농산물 상황에 따라 유정란과 동봉되는 농산물이 다르기 때문에 단골들은 주문때마다 다양한 농산물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씨는 특히 고객 성향에 따라 제철 농산물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더욱더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덤으로 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며“단순히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3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저도 좋고 고객도 좋은 윈윈 전략이다”고 소개했다.

직접 재배하지 않은 것을 주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농산물을 전해 받고 반드시 고객에게 출처를 밝혀 오해가 없도록 하고 있다.

오은숙 씨는 현재 K파머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을 하고 있다. 과거에 찍은 사진은 절대 올리지 않고 그날 현장 사진을 바로 올리고 글을 쓴다. 천성적으로 부지런한 성격인 오 씨는“글쓰기와 사진 찍기가 일이 아니라 취미로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며“아무리 SNS가 중요하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질 좋은 상품, 고객과의 신뢰’가 아니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