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SNS, 귀찮은 존재인줄 알았더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
<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SNS, 귀찮은 존재인줄 알았더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
  • 이성훈
  • 승인 2016.05.04 18:41
  • 호수 6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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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아침’ 신명수 씨…다품종 소량생산, 농산물 전량 SNS로 판매

“SNS가 아니었으면 저는 지금도 벼농사와 버섯재배만 하고 있는 평범한 농부일겁니다. 무엇보다 SNS를 통해 저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 소득이 올라간 것이 가장 큰 고마움이죠.”

전북 순청과 인접 지역인 담양군 용면에 있는 농원 ‘담양의 아침’. 추월산 자락에 있는 이 농원은 신명수 씨가 운영하고 있다. 담양 토박이인 신 씨는 SNS를 모르던 시절 오직 벼농사와 버섯만 재배했다.

쌀이야 수확하면 농협에서 전량 수매하고 버섯은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면서 그럭저럭 농사일을 하고 있었던 신 씨에게 몇 년전 상전벽해할 일이 생겼으니 바로‘SNS’를 접하면서이다. SNS를 배우면서 신명수 씨는 오디를 비롯해, 감자, 고구마, 호박, 양배추, 고추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많은 농산물을 조금씩 재배하며 판매하고 있다.

신 씨가 SNS를 접한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담양에 있는 전남도립대의 로컬푸드 인력양상과정에 참여하면서 카카오스토리를 처음 접하면서 SNS와 본격적으로 친해졌다. 신 씨는“사람들이 온라인에 글 올리고 사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간도 아까운데 도대체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들과 문자만 주고 받는 수준이었는데 처음에는 SNS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정말 이해가 안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카오스토리를 공부하면서 이를 통해 농작물도 판매할 수 있다는 말에 신 씨는 SNS에 조금씩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철저한 친구 관리…SNS로 신뢰 쌓아

 

신 씨는 SNS로 처음 판매한 작물은 고추였다. 고춧가루를 연습삼아 카스에 올렸는데 하루 반만에 700근을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신 씨는 이후 SNS를 잘 활용하면 농가소득을 한껏 올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후 벼농사를 조금 줄이고 밭으로 바꾸면서 계절별로 다양한 농작물을 심기 시작했다.

카스와 페이스북을 주로 활용하는 신 씨는“SNS를 농작물 판매 공간이 아닌 영농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제가 농사짓는 현장을 찍어 전달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SNS 친구들이 관심 있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명수씨는 카스와 페이스북에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을 단 한명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카스에 글이 달리면 댓글은 물론, 글을 달아준 친구 카스에도 꼭 방문해 글을 남겨 놓는다. 신 씨가 일어나는 시간은 보통 새벽 4시. 그는“새벽에 일어나 서너 시간 이상 SNS를 통해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글을 남기는 등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며“단 한명의 친구도 소홀히 하지 않고 인연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씨가 기본적으로 SNS에 투자하는 시간은 보통 서너 시간에서 많게는 7~8시간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SNS 활동이다. 신 씨의 친구이자 고객들은 보통 40~70대 여성. 신명수 씨는“일흔이 넘은 어르신들도 SNS를 통해 물건도 구입하고 저와 이야기도 나누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웃었다.

간혹 댓글을 놓치거나 잠시 글 올리기를 쉬었다가는 곧바로 친구들에게“무슨 일 없느냐”는 안부 문자가 온다. 신 씨는 “온라인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보니 이웃사촌처럼 정겹다”고 말한다. 그는 카톡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에게도 일일이 안부 문자를 전해준다. 신 씨는“단체문자는 썼다간 성의없다는 핀잔만 듣기 때문에 일일이 한명 한명을 눌러 인사를 전한다”며“1500여명의 친구를 일정하게 나눠 꾸준히 안부 문자를 전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적극적인 친구 관리 덕에 신명수 씨의 농작물은 모두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다. 신 씨는“더 이상 판매할 농작물이 없을 정도로 전량 SNS를 통해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신 씨는 자신의 농산물뿐만 아니라 이웃들의 농산물도 함께 판매해주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마을 어르신들이 신 씨의 탁월한 판매 전략에 가장 고마워한다.

신 씨는“어르신들이 농작물을 수확하고 나면 남아돌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가 대신 판매해주니 우리 마을 농가 소득에도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신 고객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지어서 판매한 것인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을 판매하고 있는지 반드시 출처를 밝힘으로써 신뢰를 쌓고 있다. 

 

꾸러미 상품 인기…따뜻한 이름‘담양의 아침’

 

신명수 씨의 판매 전략 중 돋보이는 전략이‘꾸러미 상품’이다. 소규모 다작을 하고 있는 신 씨는 여러 제철 농작물을 한데 묶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소비자들은 별도로 장을 가지 않고 한꺼번에 농작물을 받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신 씨는“저렴한 가격에 제가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을 다양하게 보내니 자연스럽게 신뢰도 쌓이고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어서 효과가 좋다”고 귀띔했다.

농장 이름도 적지 않은 효과를 보고 있다.‘담양의 아침’이라는 부드러우면서도 정감있는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농작물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신 씨는 “제가 사는 곳이 추월산 자락에 있어서 처음엔‘추월산의 아침’을 생각했는데 어색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이 아닌 것 같아‘담양의 아침’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름 까닭에 신 씨의 농작물은 저절로 담양군을 홍보하는 역할도 도맡아 하고 있다. 또한 신 씨 농원 이름을 활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어 농작물 판매에도 이름을 제대로 짓는다는 것이 매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신 씨는“농작물 수확 시기가 다가오면 어떤 농작물이 나올지 먼저 SNS에 알려준다”면서“굳이 상품 판매를 하지 않아도 이런 소식을 전달받은 고객들은 미리 주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 씨의 농작물은 전량 SNS를 통해 전국으로 판매하고 있다.

신명수 씨는“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며 “정직하게 농사짓고 정직하게 판매해서 고객과 제가 상생할 수 있도록 더욱더 땀을 흘리겠다”고 다짐했다.

신 씨는 이어 “저 혼자 잘되려고 SNS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정직하게 땀흘리며 열심히, 소신껏 농사짓고 우리 마을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고, 고객들은 질좋은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