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농촌 생활 진솔한 풍경‘SNS’에 담아내 … 농작물 판매는‘덤’이지요”
<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농촌 생활 진솔한 풍경‘SNS’에 담아내 … 농작물 판매는‘덤’이지요”
  • 이성훈
  • 승인 2016.05.13 19:59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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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 지리산 반딧불이 곽부선 씨ㆍ아인슈타인 꿀벌 이홍덕 씨

  경남 함양 마천면. 지리산 자락의 깊은 골에서 지역 농산물과 양봉을 하는 귀농인들이 있다. 지리산 반딧불이 곽부선 씨와 지리산 아인슈타인 꿀벌 이홍덕 씨.

  이들은 2014년 3월부터 SNS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함양에서 SNS 전도사가 될 정도로 SNS를 활용해 농업 소득을 쏠쏠히 올리고 있다.

 서울에서 2009년 귀농한 이홍덕 씨는 경남 거창이 고향이지만 함양으로 정착했다. 이 씨는“집 앞에서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전망좋은 집에서 꿀벌 키우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이 씨는 현재 양봉만 하고 있는데 계절별로 아카시아꿀, 잡화꿀, 밤꿀 등을 채집하고 화분(꽃가루)도 판매하면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곽부선 씨는 함양이 고향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고사리, 옻나무, 딸기, 감자,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우며 행복한 고향 생활을 하고 있다. 이홍덕 씨와 곽부선 씨의 집은 5분 거리로 두 사람은 서울에서 만난 인연으로 함양에서 귀농생활을 하며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SNS도 전파하면서 함양에서는 이미 유명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들이 SNS를 시작한 계기는 우연히 방송을 통해서다. 구례에 살고 있는 고영문 씨가 SNS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는 방법을 보면서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면 농가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을 했다고 한다. 곽부선 씨는“포털이나 쇼핑몰을 통해 농작물을 판매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SNS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본격적으로 SNS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다른 일행들과 함께 2014년 4월부터 이홍덕 씨 집에서 구례 고영문ㆍ광양 김영균ㆍ광주 최학룡 강사 등 SNS 전문가들의 재능기부 덕택에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었다. 함양에서 모임을 시작한 후 함양에 SNS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함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SNS를 가르치며 산파 역할을 한 것.

  이홍덕 씨는“경남에서는 함양이 가장 먼저 SNS 단체 모임을 시작했다”면서 “경남기술원에서 성공사례를 발표하고 농업인 전진대회 최우수상을 받는 등 SNS 효과가 곳곳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곽 씨는“재능기부 해주신 SNS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이분들 아니었으면 아직도 농작물 판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었을 것이다”고 고마워했다.

‘지리산 반딧불이’‘아인슈타인 꿀벌’...정겹고 기발한 이름

  우선 두 농가의 이름이 참 정겹고 기발하다. 곽부선 씨는‘지리산 반딧불이’로 농가 이름을 지은 배경에 대해 “고향을 비롯해 시골도 개발로 갈수록 오염되고 있는 곳이 많아 고향을 지키고 환경도 되살려보자는 의미에서‘지리산 반딧불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홍덕 씨는‘아인슈타인 꿀벌’에 대해“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없으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한다는 예언을 듣고 거기에 영감을 얻어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00양봉보다 훨씬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고 이름 덕택에 우리 꿀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믿음도 가지 않겠느냐”며“이름이 기발해 그 효과를 쏠쏠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함양이 지리산을 품고 있는 만큼 지리산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함양에서 키운 청정 농산물임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고 있다.

SNS 친구 한명 한명이 소중한 고객

 현재 곽부선 씨는 SNS로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옐로우 페이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비율이 80%가 넘으며 카스를 통해 90%, 페이스북을 통해 10% 정도 판매하고 있다. 곽 씨는“비율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제 계정 SNS을 다양하게 보면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소개했다.

  이홍덕 씨 역시 90% 이상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현재 200여개의 벌통을 키우고 있는 이 씨는“물량이 모자라 오프라인에서는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온라인을 통해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카스와 카스 채널,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친구 관리도 적극적이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점을 늘 마음속에 담고 있다. 곽부선 씨는 “한번 구입한 고객들은 반드시 따로 관리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면서“빠짐없이 댓글을 다는 것은 물론, 종종 이벤트도 실시하면서 고객들이 항상 제 SNS를 볼 수 있도록 부지런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홍덕 씨는“한명 한명 고객들이 내는 입소문이 정말 중요하다”며“댓글을 달지 않고 SNS를 그냥 지켜보는 고객들에게도 정성을 쏟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 삶의 현장 솔직히 담아내

  이들 두 사람도 SNS를 통해 물건을 직접적으로 팔지 않는다. 농촌 생활 하루하루를 SNS에 올리고 친구들이 댓글을 달면 정성스럽게 답해주고 있다. 이 씨는 “꾸미지 않고 제가 살고 있는 생활을 글과 사진에 담아 SNS에 올리고 있다”면서“꿀벌 키우는 모습, 벌꿀 채집하는 장면, 벌에 쏘인 에피소드 등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고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넌지시 웃었다. 곽 씨는“농촌 생활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것 아니냐”며“제가 먹지 않은 음식은 팔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SNS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꿈도 다부지다. 곽부선 씨는 “앞으로 농작물 판매뿐만 아니라 체험 행사, 건강한 먹거리와 차도 마실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SNS를 통해 경치 좋고 살기 좋은 함양이 더욱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홍덕 씨는“벌꿀뿐만 아니라 산양을 기르고 치즈, 요구르트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아이들과 가족 체험 현장을 운영하고 싶다”면서“앞으로도 항상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 고객들에게 더욱더 인정받는 귀농인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