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고공행진 임대ⓐ, 맥 못추는 분양ⓐ
인기 고공행진 임대ⓐ, 맥 못추는 분양ⓐ
  • 김보라
  • 승인 2016.05.27 20:57
  • 호수 6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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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도시’광양시의 독특한 부동산 선호 형태 … 임대ⓐ 프리미엄 형성

오는 6~8월 신규 아파트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임대아파트는 불법임에도 불구, 프리미엄(웃돈거래)이 연일 올라가고 있지만 분양 아파트들은 미분양에 전전긍긍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도시에서는 임대아파트에 비해 분양 아파트 가격대가 높고 좋은 자재를 사용한다는 생각에 분양아파트가 훨씬 더 인기지만, 광양에서는 오히려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광양시에 따르면 마동 덕진 광양의봄 프리미엄 1단지 307가구, 2단지 619가구와 중동 e편한세상 440세대, 마동 자연애아파트 132세대 등 총 1498세대가 오는 6~8월 줄줄이 신규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덕진 ‘광양의 봄’의 경우 시장에서 200~15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형성,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내놓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중동 e편한세상은 여전히 미분양 세대가 많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초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의 매물들이 심심치 않게 시장에 나오고 있다. 또 마동 자연애 아파트도 입주전 미분양 물량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보유분 5년 임대 보장’이라는 카드를 내걸었다.
 

이같은 현상은 신규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마동 신원 아르시스와 송보 5,6차, 광양읍 덕진 광양의봄과 송보 7차 등 구 임대아파트들도 초반 형성된 프리미엄에서 거의 변동없는 수준의 프리미엄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비교적 최근 지어진 마동의 써니밸리와 대광로제비앙 2,3차, 우림필유, 노르웨이숲 등 분양아파트들은 공식적인 미분양 신고분 외에도 회사보유분이라는 미명아래 실거주자를 찾지 못한 빈집들이 허다하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광양시에 신고된 미분양 세대만 하더라도 4월 기준 407세대에 이른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젊은 도시’이자 타향민들이 많은 광양만의 독특한 주거 문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기준 광양시민의 평균 연령은 37.3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들이 부동산 거래의 주체이기 때문에 아파트를 재테크의 수단으로 여기기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선택하는 이들의 성향이 부동산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다. 여기에 목돈은 많지 않지만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임금을 기록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주거지를 옮겨야 할 타향민들이 많은 것도 임대아파트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주부는 “월 임대료를 내야하긴 하지만 분양 아파트 가격의 50~70% 수준만 있으면 깨끗한 새 아파트에 살 수 있기 때문에 임대 아파트만 골라서 옮겨 다니고 있다”면서 “이번에 입주하는 임대 아파트 계약 시기가 끝날 때쯤 광양읍에 또 임대아파트가 생긴다던데, 이사가 번거롭긴 하지만 어차피 아파트는 남아돌고, 가격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르진 않을 것 같아 앞으로도 아파트를 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임대아파트에 거주중인 한 주부는 “예전에 살던 대구나 창원에서는 임대아파트에 살면 아이들이 학교에서나 좀 위축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광양은 온통 임대 아파트 천지니 그런 시각이 없는 것 같다”면서 “분양아파트에 비해 자재나 마감부분의 디테일이 좀 떨어지는 듯 하지만 아파트가 안 팔려서 전전긍긍하는 지인들에 비하면 속은 편하며 내가 지불한 프리미엄도 나갈 때 또 다른 세입자에게 챙기면 되니 별 신경 안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들은 실거래자 위주의 부동산 거래 문화가 정착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아파트 구입 의사의 실종은 고스란히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이어져 아파트 값 하락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성호, 금강 블루빌 등 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에서 소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신규 인구 유입이 없는 한 부동산 경기 위축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