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SNS 농작물 마케팅…꾸준한 고객 관리, 진정성 담은 스토리텔링 중요
<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 SNS 농작물 마케팅…꾸준한 고객 관리, 진정성 담은 스토리텔링 중요
  • 이성훈
  • 승인 2016.05.27 21:04
  • 호수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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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스스로 필요성 느껴야 … 개인보다 공동체 운영이 효과

부지런해야 SNS도 성공

하루 종일 농사에 매달리다 틈틈이 SNS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농사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SNS다. 온라인 마케팅에 성공한 농부들을 보면 하루 평균 3~4시간은 기본적으로 SNS를 하고 있다.

새벽 일찍 글을 올리는 농부들도 있고 농사짓는 모습을 찍어놓았다가 저녁에 올리는 농부들도 있다.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SNS를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객들의 반응에 꾸준히 답해주는 관리도 필요하다.

특히 SNS에 무엇을 올려야 하는지 그 내용도 중요하다. 이번‘위기의 농업, SNS 마케팅으로 경쟁력 갖추자’는 기획취재를 통해 각 지역별 우수 사례를 종합해보면‘농민들의 진정성’이다. 그동안 사례들을 살펴보면 SNS를 통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민들은 농산물을 SNS에 직접 홍보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농촌생활의 다양한 풍경, 직접 농사짓는 모습을 글과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직접 홍보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저절로 농산물을 구입하게끔 이야기 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농가의 SNS는 특별한 것이 없다. 일상생활의 다양한 이야기를 거짓 없이 SNS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댓글을 통해 수시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SNS 마케팅은 이제 농가에서는 판로수단으로 더욱더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진정성도 필요하다. SNS에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거나 남의 농작물을 자기 것인 마냥 내놓는 경우, 거짓 댓글로 조회수를 높여 농작물을 판매할 경우 단기간 효과를 볼수 있겠지만 결국 들통 나게 마련이다. 그동안 사례를 취재한 농가들은 하나같이“글과 내용에 진정성을 담은 것이 자연스럽게 농산물 매출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별로 SNS를 운영하는 것보다 공동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을 공동체로 SNS를 운영하면 각 농장에 따라 다양하게 생산하는 농산물을 농가들이 교차로 홍보하며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별화되고 기발한 농장 이름

경쟁력 높인다

농장 이름도 독특하고 이야기를 담아야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단순히 ‘00농장’‘00농원’으로는 더 이상 고객들의 눈길을 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북 순창 임금자 씨의 오미자 농장은 ‘세실 농장’이라는 단순한 이름이지만 상품 이름은‘오~미자의 전성시대’이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를 떠올리며 생각해낸 오미자 상품을‘오~미자의 전성시대’로 이름을 정하니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관심을 살 수 있었다.

구례의 오은숙 씨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지리산 유정란 오은숙’농원이라는 이름을 사용, 신뢰도를 높이고 유정란의 경쟁력을 갖췄다. 구례의 상징인 지리산을 활용한 농원 이름이 돋보인다. 담양 신명수 씨의 농장 이름은‘담양의 아침’이다.

신명수 씨가‘담양 농장’ 또는 마을 이름을 딴‘용면 농장’이라고 이름을 지었었다면 고객들은 농장 이름을 쉽게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신 씨는 ‘담양의 아침’이라는 부드러우면서도 정감있는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농장의 경쟁력을 높였다. 전북 정읍의 양형두 씨 농장은‘햇빛 즐기는 마을’이다. 시적 감각이 돋보이는 농장 이름인데 농장 이름을 비슷하게 사용하려는 농가들의 문의가 잇따를 정도로 양 씨의 농장 이름은 호평을 받고 있다.

경남 함양의 곽부선 씨 농장은‘지리산 반딧불이’다. 농장 이름만 들어도 친환경 이미지가 절로 떠오른다. 고향을 지키고 환경도 되살려보려는 곽 씨의 염원이 그대로 드러난 농장 이름이다. 꿀을 생산하는 이홍덕 씨의 농장은‘아인슈타인 꿀벌’이다.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없으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얻어 지은 이름이다. 이홍덕 씨의 꿀을 먹으면 아인슈타인처럼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경남 거창의 이종상ㆍ윤상임 부부 농장은 ‘잡스와 윤선생’이다. 농장 이름만 듣고 있어도 스마트폰을 켜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발한 이름이다. 김영균 (사)스마트소셜연구회장은 “농장 이름 하나의 경쟁력이 얼마나 큰 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라며“농민들도 이제는 농장 이름을 단순하게 짓지 말고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참신함을 갖춰야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양, 매주 화요일 SNS 교육…지원 절실

광양시는 현재 매주 화요일 커뮤니티센터에서 SNS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5년 동안 195차례 걸쳐 실시한 SNS 교육에는 현재 10~15명이 틈틈이 배우고 있다.

재능기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균 회장은“어느 정도 배워서 가신 분들은 현업에 잘 사용하고 있다”면서 “임선화 씨, 이평재 씨 등은 SNS 교육을 받고 현장에 접목, 농가 소득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제가 좋아서 SNS 교육을 하고 있지만 재능기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광양시의 재정적 후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판로확보에 대한 농민들의 적극적인 자세다. 지자체나 농협에 의지하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판로 개척을 통해 수익을 최대한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호 농산물마케팅 과장은“시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농민들 스스로 경쟁력 향상 방안을 위한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SNS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각 지자체 농민들의 사례를 주의 깊게 봤다”면서“결국 농민들이 SNS의 필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교육과 발전 방안을 연구해 각 농장에 맞는 마케팅 방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