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경로당 <9> “사진 찍으며 에너지 ‘듬뿍’… 손님들 오시니 더없이 반갑구만!”
이야기가 있는 경로당 <9> “사진 찍으며 에너지 ‘듬뿍’… 손님들 오시니 더없이 반갑구만!”
  • 이성훈
  • 승인 2016.06.17 22:04
  • 호수 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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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당ㆍ마흘마을 ‘이야기가 있는 경로당’…“웃는 만큼 하루가 더 행복”
현사당 경로당 어르신들

강원발전연구원에 따르면 경로당은 고려시대의 사랑방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사회적 공간인데 농경사회 시절 부잣집들은 바깥채 큰 방인 사랑방을 마을 사람들에게 개방했고, 사랑방에서는 문중 일에서 농사 그리고 신변잡사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는 등 다양한 생활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진 곳이다.

요즘 경로당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안마 서비스는 물론, 이미용 봉사, 건강체조, 노래교실 등이 열리는데 경로당이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외지에서 손님이 종종 오면 더없이 반가울 수 없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인들 1년 365일 같은 사람만 본다면 어르신들이 자칫 무료해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외지에서 손님들이 와서 한바탕 화기애애한 자리가 마련된다면 어르신들은 거기서 받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활기찬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마흘마을 경로당 어르신들

중마동 ‘이야기가 있는 경로당’의 취지가 바로 이것이다. 단순하게 단체사진 한 장 남겨놓자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한 장 속에 어르신들의 삶을 담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는 것을 넘어 이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 더욱더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이다.   

이번에 방문한 경로당은 두 곳이다. 현사당과 마흘마을 경로당. 월요일인 13일에는 현사당에서, 수요일인 15일에는 마흘마을에서 각각 촬영했다. 남양파크 맞은편에 있는 현사당은 2011년에 지은 마을회관인데 중마 2단지 상가로 구성된 14통이다.
 

1층은 경로당, 2층은 마을회관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2층은 주로 65세 이상 70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경로당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어르신들이 2층에서 지내면서 1층 경로당 어르신들을 틈틈이 챙겨주는 덕택에 1층 어르신들이 항상 고마워한다고 한다.


마흘마을 경로당은 가야산 자락 아래 도깨비도로 맨 끝 부분인 마흘마을 입구에 있다. 마흘마을의 유래는 근처의 산이 마치 말(馬)과 같다고 하여‘마리’라 하다가 근세에 와서 ‘마흘’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와우마을이 개발됨에 따라 이제 중마동에는 마을형태로 남아있는 원주민 마을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흘마을’은 여전히 자연마을로 남아있다.

이미용 봉사자, 사진 봉사자들도 이제는 사전 준비에 익숙해졌는지 손발이 척척 맞는다. 할아버지 할머니들 머리 손질과 화장을 척척 해내는 것은 기본, 함께 사진도 찍으며 행복한 웃음을 곳곳에 퍼뜨린다. 2주 전부터 점심 후원 봉사에 합류한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 직원들도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팔을 걷고 나섰다.
 

김재원 복지재단 팀장은 “점심 후원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직접 와서 어르신들께 식사 대접도 해보니 느끼는 것이 많다”며 “복지재단이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보람 있다”고 밝혔다.
 

단체사진 후에는 어김없이 개인 장수사진 촬영에 들어간다. 사진작가들의 요청에 몸짓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양하게 찍어보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어린아이처럼 즐겁기만 하다.


마흘마을 경로당을 다니고 있는 탁행지 전 광양시이통장협의회장은 “이야기가 있는 경로당 소문을 듣고 우리 경로당에도 방문해주길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렇게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손님들 덕택에 경로당이 환해진 것 같아 정말 좋다”며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