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만이 상처받은 사람을 잘 돌볼 수 있다”
“행복한 사람만이 상처받은 사람을 잘 돌볼 수 있다”
  • 김보라
  • 승인 2016.07.01 20:43
  • 호수 6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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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발달치료, 영유아 심리 상담치료를 위해 모인 6인의 전문가

감성소리 발달센터의 지우진 센터장(언어치료), 이은미(언어치료), 한은지(언어치료), 배유미(감각통합치료), 정은혜(음악치료), 장윤진(미술심리치료) 씨

“먹고 사는 게 중요했던 7-80년대에는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치 않았다. 그땐 유아기때 받았던 상처를 청소년기에 조금 폭발시켰다 청년기에는 회복불능한 상태가 되어 성년기에 자신의 아이에게 대물림하는 시대였다. 하지만‘행복’이 화두가 된 요즘은 영유아기때 받은 상처를 아동, 청소년기때 회복시키는 게 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다.” 감성소리 발달센터의 지우진 센터장의 이야기다.

왼쪽부터 한은지, 장윤진, 지우진, 배유미 치료사

광양시 최초로 장애아 발달 치료와 영유아, 청소년 심리 상담치료가 가능한 사설 발달센터가 문을 열었다.

광양은 장애 아동 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장애전담 어린이집은 2곳 있지만 학교가 없다. 또 관내 유일한 장애인 복지관에서 관련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수요가 너무 많아 대기자만 70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2-3년 기다리는게 다반사다. 때문에 부모들은 장애아들의 치료와 훈련을 위해 순천, 광주 등 사설 기관까지 왔다 갔다해야 했다.

지우진 센터장은 이러한 점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상담과 치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기에 먼저 전문가들 섭외에 나섰다. “흔히들 집 그림으로 아동 심리를 분석한다는데 창문을 많이 그리면 ADHD일까요? 요즘 집들은 거의 아파트인데, 아파트는 창문 밖에 없어요”

심리 분석도 환경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지 센터장의 생각이다. 국가에서 행하는 시험을 통해 자격이 주어지는 통합감각이나 언어치료에 반해 미술이나 음악치료사 자격증은 요즘 평생교육관에서 교육 이수하면 민간자격증 주기도 하는데 정확하고 빠른 치유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연구하고 공부한 전문가에게 상담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감성소리발달센터에서 근무하는 6인은 모두 대학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 몇몇은 석사 학위를 이수하기도 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았다. 모든 치료가 유기적으로 연결, 작용했을 때 효과가 높기 때문에 협업이 중요, 아줌마 5인방과 아가씨 1인으로 구성된 여성 6인방의 팀워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언어치료는 무발화나 언어 발달이 느린 아동, 발음 교정을 위해 진행된다. 주로 아동들이 많이 받지만 40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청각장애인이 언어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결과 좋은 효과를 얻기도 했다고 지 센터장은 전했다.

감각통합치료는 특정환경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무반응하는 아이들의 감각 반응을 평균 수준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감각기관은 멀쩡하나 뇌에서 통합이 안되는 것이므로 상황에 맞춰 지속적인 환경 노출 등을 통해 인지를 시켜준다.

배유미 감각통합치료사는 “진동 소리에 예민한 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는 집 어디선가에서 휴대폰 진동만 울려도 난리가 났다”면서 “꾸준히 진동 소리에 노출을 시키면서 지속적인 훈련 통해 극복하도록 도와줬다”고 설명했다.

“한번은 중고생 몇몇이 스트레스 받는다고 용돈 모아서 왔어요, 그래도 이들은 건강한 애들이죠? 본인의 문제를 어떻게든 깨닫고 해결방법을 찾으려 애쓰니, 그래서 무료 상담해줬어요. 가끔 주말에 쉬는데 연락이 오기도 하는데 그럴 땐 바로 뛰쳐나옵니다. 감기도 예방주사를 맞듯 마음의 감기도 예방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장애나 발달이 늦은 아이들이 받는 언어, 통합감각 치료와 달리 미술, 음악치료는 건강한 사람이 더 많이 해야 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던 사람이라도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의 상처를 발견할 수 있고, 나와 내 가족을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 센터장은 “시기별로 한번쯤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며 한번에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 없으므로 치유의 목적이라면 3-6개월간의 꾸준한 상담이 필요하며 길면 의지하게 돼서 안된다”고 조언했다. 장애아 치료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돌보는 부모님의 상담도 중요하다는게 치료사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지 센터장은 “만나보면 장애아를 돌보는 부모님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한데 부모의 역할이 장애아들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이들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세워주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치료사들의 역할이기에 부모 상담 시간을 길게 잡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에 임하고 있는 6인이지만 이들의 노력에 비해 수입이 많은 직업은 아니기에 투잡을 안 하는 치료사가 없다. 특히 한 곳에 상주근무할 수 있는 직업환경이 아니라서 전국 각지로 출장을 다니면서 근무한다. 지 센터장도 여수 교육청 특수 지원센터 소속 언어치료사로 겸업중이다. 

지 센터장은 “사설 장애아동 발달센터는 병원과 학원의 중간 역할을 하지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면서 “박리다매를 할 수 없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도 없다. 금전적으로 편안해야 장기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건강보험에 통합돼 많은 장애아동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도에 복지관이 하나더 생긴다던데 장애아동들을 위한 치료 시설들이 포함됐으면 한다”면서 “나아가 지역에 장애아들을 위한 학교도 설립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