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대ㆍ보건대 살리자”지역사회‘한 목소리’외쳤지만…
“한려대ㆍ보건대 살리자”지역사회‘한 목소리’외쳤지만…
  • 김보라
  • 승인 2016.07.08 21:07
  • 호수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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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시민대책협의회 구성 … 당사자들 입장 제각각‘진통’예상

광양 지역 대학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협의회가 출범했지만 광양시와 각 대학들의 입장이 조금씩 달라 의견이 모아지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정상화라는 총론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시와 한려대, 보건대가 어떻게 정상화를 시킬 것인지 입장차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광양시는 8일 시청 상황실에서‘광양 지역 대학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협의회’ 첫 회의를 갖고 지역 이슈로 떠오른 우리 지역 대학교의 존립 위기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범시민대책협의회에는 정현복 광양시장, 송재천 광양시의회의장, 민영방 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황재우 (재)백운장학회 상임이사, 문승표 (재)사랑나눔복지재단 이사장 등 5인의 공동위원장을 포함해 지역 사회단체장, 상공인단체 등에서 총 19명이 참여하고 있다.

일단 협의회는 구성됐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이중효 한려대 교수는“한려대가 서남대와 통폐합하면 아산으로 옮겨질 것”이라며“이럴 경우 2, 3년 후면 광양에 대학이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한려대가 광양에 20년간 기반을 잡으며 정도 들었다”며“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떠나는 게 서글프다. 이런 방안에 대한 긍정적인 방법 모색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서남대와의 통폐합해 아산으로 이전하는 것 보다는 보건대와 통합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반을 잡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건대의 입장은 다르다. 김도연 보건대 교수는“1994년 설립이후 보건대는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며“존폐 위기에서 탈피가 최우선과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방법으로 교육부 요구인 재정기여자 430억원에 대한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두 번째는 건강한 대학을 운영하는 것인데 보건대는 지난해 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평가지표가 전문대의 경우 취업시키는 것이 꽃인데 이 부분은 10점만점에 10점을 받았다.

김 교수는“보건대는 당장 8월에 발표할 재정지원제한대학 탈피 여부가 당면과제”라며“구조개혁평가 준비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근 대학과의 통합은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 교수의 발언을 정리해보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당장 불부터 꺼야지 먼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광양시의 입장도 애매하다. 한려대가 폐교될 경우 당장 대학생들이 크게 줄어든다. 이는 지역경제에 큰 타격으로 다가올뿐더러 도시 성장에 대학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데 한려대가 없어질 경우 지역 전체로 보면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정현복 시장도 이날“두 대학은 개교 20년 이상 지역사회와 함께 해왔다”며 “두 대학의 행정, 산업, 보건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발전의 동반자 역할 해왔다”고 평가했다.

광양시는 두 대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역시 결의문을 통해 한려대 통폐합 반대를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두 대학 모두를 만족 시키는 당장의 결과를 얻어내기에는 험난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렇듯 세 기관 모두 대학 존립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속내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날 협의회는 세 기관의 입장만 들어보고 협의회 이름을 확정한 것으로 마무리됐다. 협의회 이름은 ‘광양지역대학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협의회’로 결정했다.

시는 앞으로 교육부와 협의해 △한려대 존치 요구 △한려대 중심의 서남대 통합 △보건대계열 학과 존치 △석ㆍ박사 학위 과정 존치 △보건대와 통합 모색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현복 시장은“우리는 몇 년 전 순천대학교 공과대학 유치에 실패하고 엄청난 홍역을 치러본 경험으로 볼 때 대학교를 새롭게 유치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한려대와 보건대를 살리기 위해 다함께 지혜를 모아대학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려대와 보건대의 입장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한 통합은 불가능하고 다른 방안 역시 세부적으로 정리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난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