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배운 의술, 돈 버는 데 말고 더불어 살아가는데도 함께 씁시다”
“어렵게 배운 의술, 돈 버는 데 말고 더불어 살아가는데도 함께 씁시다”
  • 김보라
  • 승인 2016.07.22 20:15
  •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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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과 봉사, 나눔’을 실천하는 광양 의료계의 정신적 지주, 김외과 김용덕 원장
김용덕 원장

‘의술’이 물질획득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요즘 세태 속, 머릿속이 온통 헌신과 봉사, 나눔으로 가득 찬 의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김 외과의 김용덕 원장,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가진 김 원장은 1991년에 광양읍에 김외과를 개원한 후 2000년 현재의 병원이 위치한 중마동으로 이사했다. 이후 2001, 2002년 의약분업이라는 소용돌이 속 어려운 시기에 광양시 의사협회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광양 의료계의 대선배로서, 묵묵히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불우한 이웃, 주민, 이주민, 건강 보험이 없는 노동자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김 원장은 작년 네팔 지진 났을 때 ‘청량리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와의 인연으로 다일천사병원의료팀을 이끌고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이후 김 원장은 자신이 수술한 환자들의 예후를 살피기 위해 자비로 그해 12월 다시 한번 네팔을 찾았다. 올 8월초에도 현대아산병원, 다일공동체와 함께 또다시 네팔에 의료봉사를 하러 떠날 예정이다.

“네팔에 가면 2,3시간 걸어서 진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중에는 평생 의사 한번 못 본 사람들도 있다”는 김 원장. 그는 똑같은 병에 걸려도 가난한 나라에서, 또 그 중 가난한 사람들만 더 많이 죽어간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올해 전남도의사회 역사상 최초의 의료봉사단을 꾸렸다. 초대 단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 원장은 올 가을 고흥을 시작으로 도내 섬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 봉사를 다니면서 봉사단 활동 영역을 해외까지 점차 확장할 계획이다.

“의사들이 힘들게 배운 의술로 돈 많이 벌었으면, 이제는 좀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로 후배들에게 봉사단 결성을 제안했다”면서 “다들 개원의들이기 때문에 병원 문 닫고 일주일, 10일 봉사활동 다니는 게 쉽지는 않지만 좋은 일 하는 것이기에 환자들도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의료봉사활동 뿐 아니라 김 원장은 개인적인 나눔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병원 한켠에 진열된 김원장이 후원하는 아동 사진들

가족들 한 명당 1명씩,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시에라리온 등에 사는 5명의 해외 결연아동을 후원하기를 수년째, 꼬맹이 때부터 후원했던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소년, 소녀가 되었다.

김 원장은 이들 역시 자신의 소중한 자녀라 생각하고 병원 한 켠에 이들의 사진을 고이 간직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월드비전, 유니세프, 다일복지재단, 함께하는 사랑밭, 포도학사 등 단체들에 꾸준히 기부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김 원장의 숭고한 봉사정신은 그의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한다.

김 원장은“광주 기독교병원 수련의 시절, 외국인 의료 선교사에게 직접 훈련받은 마지막 세대인데, 그 어려웠던 6.25 시절 이역만리 타국 땅까지 와 의술을 알려주고 선교한 스승님의 교지를 본받아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봉사활동으로 오히려 내가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많고, 복을 받는 것 같다”면서“가장 큰 복은 나를 보면서 배운 아이들이 자라 나눔을 실천하는 법을 알고 행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소박한 미소를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