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초 학생들 “올 여름방학에는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을 거예요”
백운초 학생들 “올 여름방학에는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을 거예요”
  • 이성훈
  • 승인 2016.07.22 20:36
  • 호수 67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학년 대상‘TVㆍ스마트폰 끄기’동극 공연 …“친구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겠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백운초등학교(교장 박정헌) 강당. 가장 꼬맹이인 1학년부터 제법 의젓한 6학년까지 전 학생들이 ‘등극’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삼삼오오 강당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조잘조잘 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강당을 가득 메운다.

백운초 운영위원장이자 광양YMCA 시민사업부장인 김진환 부장이 마이크를 잡고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한다. 정각 11시. 동극 공연에 앞서 이우연 지휘자가 노래‘딜라일라’를 멋들어지게 열창하자 아이들은 자지러지며 박수와 함께 큰 함성을 치며 열정적인 반응이 쏟아진다.
 

사실 이우연 지휘자의 노래 공연은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욱더 좋아했다. 노래를 잘 아는 선생님들은 지휘자의 입모양에 함께 따라 부르며 어린아이처럼 마냥 좋아했다.

자리가 정돈된 후 ‘동그라미’팀의 동극 ‘가족이 안보여요’가 시작된다. 맨 앞에 앉은 1학년 꼬맹이 아이들은 공연단의 실감나는 연기에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진지하게 쳐다본다. 공연단은 때로 관객석으로 들어와 아이들과 함께 진행하며 호응을 얻었다. 동극이 끝난 후에는 공연단,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한데 모여 기념 촬영을 했다.


다음날이 방학인 까닭에 학생들은 이번 동극을 보면서 TV와 스마트폰을 되도록 자제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1학년 양유빈 어린이는 “오늘 동극을 보면서 그동안 TV를 너무 많이 봤던 게 마음에 걸렸다”면서 “앞으로 TV를 안보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김수진 어린이도 “재밌는 동극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며 “집에 가면 오늘 봤던 이야기를 엄마, 아빠께 전해야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동극을 관람했다. 김강정 씨는 “동극을 보면서 우리 가족들도 조금이나마 TV와 스마트폰 끄기 동참 운동에 나서고 싶다”면서 “이번 방학에는 가족들끼리 대화도 많이 하고 아이들의 이야기에도 더욱더 귀 기울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헌 백운초 교장은  “우리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주신 광양신문과 광양YMCA에 감사하다”며“학생들이 동극을 보면서 스마트폰과 TV에 의존하는 습관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교장은 “2학기에는 학생들에게 더욱더 인성교육 및 독서활동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광양지역 모든 학교에서도 TV와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고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헌 백운초등학교 교장

<인터뷰> “학생들 스스로 스마트폰 자제 … 책읽기 습관 길러” 

 

박정헌 백운초등학교 교장

 

백운초등학교 학생들은 등교 때 학교에 스마트폰을 반납하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스마트폰 대신 책읽기 프로그램을 통해 인성을 기르고 있다. 박정헌 백운초 교장은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수거하지는 않아 행여 걱정도 많이 했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주고 있어서 지금은 이런 문화가 정착됐다”면서“복도에서 스마트폰 보면서 돌아다니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백운초는 대신 독서 활동을 학생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박정헌 교장은 “학생들이 독서를 잘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 책 읽는 습관을 잘 길러 평생 독서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고 책읽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운초는 이에 △마음을 키우는 글쓰기‘생각 톡~톡~ 글이 쑥~쑥~’△나의 평생 독서보물창고 등 독서 노트를 개발, 학생들에게 책 읽기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또한 시상식을 통해 학생들이 더욱더 책을 많이 읽도록 격려하고 있다. 박 교장은 “학교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 읽는 습관을 키워주면 집에서도 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강제적으로 스마트폰을 뺏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헌 교장은 “TV와 스마트폰 안보기 운동에는 무엇보다 부모님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올 여름방학에는 부모님들이 솔선수범해 TV와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자녀들과 많이 놀고 이야기도 나누며 화목한 가정을 만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은 이어 “이번 TVㆍ스마트폰 끄기 동극 공연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양신문ㆍ광양YMCA, TVㆍ스마트폰 끄기 캠페인

 

광양신문(대표 김양환)과 광양YMCA(이사장 정철호)는 지난 18일 컨부두 사거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TVㆍ스마트폰 끄기’캠페인을 펼쳤다. 캠페인에는 광양신문 직원들과 광양YMCA 직원, 동극단 ‘동그라미’단원 등 50여명이 참가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정철호 광양YMCA 이사장은 “갈수록 TV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책 읽는 시간이 갈수록 줄고 가족 대화도 줄어들고 있다”며 “광양신문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TV와 스마트폰 끄기 캠페인에는 무엇보다 부모들의 실천과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이번 캠페인으로 가족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책을 통해 대화를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양환 발행인은 “TV와 스마트폰 끄기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 발달, 가족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져 가족들 간 대화에 좀더 정성을 쏟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