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70] 동시
박옥경의 논술교실[70] 동시
  • 광양뉴스
  • 승인 2016.09.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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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동시를 쓸 때 파스텔이나 사인펜 등을 사용해서 시화도 곁들여 보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요. 파스텔을 좋아하는 우리 친구들은 시화를 그린 다음 손에 묻은 파스텔을 물티슈로 닦곤 하지요.

마침 물티슈가 없어서 언니에게 달라고 했던 경험을 정나영 학생은 생각한 대로, 느낀 대로, 경험한 대로 잘 썼어요.‘추억’이나‘온기’란 말을 사용해서 한층 동시의 깊이를 더했어요.

마음이나 온기나 추억은 보이지 않는 것들인데 가방 안에 들어있다고 보이는 것처럼 썼기 때문이에요. 언니의 가방은 만물창고라는 비유도 재미있지요. 생활 속에서 겪은 일을 동시로 쓰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는 것처럼 표현해 보세요.

상상력도 풍부해지고 글 쓰는 실력도 좋아질 거예요.

 

<동시>

광양중진초등학교 4-2 정나영

 

언니의 가방

 

언니의 가방은 만물창고

손에 묻은 파스텔을 닦으려고

물티슈를 찾으면

언니 가방에서 나오지.

 

풀이 필요할 땐 풀이 나오고

종이를 잘라야지 말하면

가위가 나오지

 

또 뭐가 있는지 들여다보면

언니의 마음

언니의 온기

언니의 추억도 가득하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언니의 만물창고 가방

 

나는 이 가방이 자꾸 욕심나지.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고 나서 손에 묻은 것을 닦으려고 했다. 물티슈가 있는지 언니에게 물어보았더니 언니가 가방에서 꺼내 주었다. 내가 필요할 때마다 무엇을 달라고 하면 언니는 가방에서 부시럭거리면서 필요한 것을 꺼내 준다. 그래서 언니의 가방이 만물창고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학용품뿐만 아니라 언니의 마음과 온기와 추억도 가득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런 언니의 가방이 참 좋고 욕심나서 동시를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