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수요‘뚝’울상 짓는 망덕포구
전어 수요‘뚝’울상 짓는 망덕포구
  • 김보라
  • 승인 2016.09.30 17:20
  • 호수 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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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전년대비 20%도 채 안돼, 1년 장사 망쳐 … 콜레라, 불경기가 원인
섬진강 전어 맛보러 오세요!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진월면 망덕포구 무접섬광장에서는‘제17회 광양전어축제’가 열렸다. <사진제공=광양시>

전어철이다. 추석을 기점으로 전후 15일 가량이 가장 맛있다는 전어, 이때가 1년중 지방질이 가장 많으며 뼈가 부드러워 고소한 맛이 최고다.

바닷물과 강물이 섬진강 하류인 망덕포구는 예로부터 ‘전어의 출발선’으로 일컬어지며 전어 활어회 판매를 비롯해 전어축제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망덕포구 주민들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전국 각지에서 전어를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최근 콜레라와 불경기로 인해 전어를 찾는 손길이 뚝 끊기면서 망덕포구 전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망덕포구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30년간 장사했지만 올해처럼 손님이 없긴 처음”이라면서 “추석때 포장판매를 보통 50개씩 준비했는데, 올해는 10개 준비한 것도 다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작년에 비해 매출이 20%도 채 안된다”면서 “IMF때도, 비브리오균 발생때도 이만큼은 아니었는데, 5-6명 쓰던 직원도 반도 못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성질이 급해 잡은 지 하루, 이틀이면 죽어버리는 전어, 유통기한이 짧은 생선이다 보니 팔리지 않으면 잡을 수도 없어 어민들도 죽을 맛이다.

망덕포구에서 연간 잡히는 전어는 17톤 정도로, 금액으로 따지면 15억원에 달한다. 올해 역시 전어 잡이 초반에는 예년 수준이었지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어획량이 줄고 있다는 게 광양시 철강항만과 수산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망덕포구에서 수산물 유통업에 종사하면서 직접 고기를 잡고 있는 한 어민은 “망덕포구에서 잡히는 전어는 거의 이 주변 횟집들에서 소비가 되는데 조업을 나가봤자 안 팔리니까 망덕포구 어민들끼리 조를 정해 격일제로 나가기도 한다”면서 “남기느니 싸게 팔거나 줘버리는 경우도 허다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어민은 “망덕포구 주민 중 80%이상이 전어 잡이나 판매, 횟집 등을 하면서 1년 먹고 살 것을 이때 버는데 올해는 어찌 지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울먹였다.

어민과 상인들은 매년 3-5만명이 방문하며 망덕포구 주민들의 주머니를 든든하게 채워주던 ‘전어 축제’ 역시 올해 이같은 전어 수요 급감과 궂은 날씨로 인해 예년만 못할 것이라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망덕포구 주민들은 ‘망덕포구에 더 이상 자연산 전어가 안 잡히며, 여수나 다른 곳의 양식 전어를 가져다 쓴다’는 헛소문이 가장 서운하다고 전했다.

한 상인은 “망덕포구 배가 나가 직접 잡아온 자연산 전어가 넘쳐나는 판국에 양식을 왜 쓰겠냐”면서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 10월초까지도 맛있는 전어를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콜레라와 상관없는 자연산 전어 맛보러 망덕포구를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위해서 광양시에서 ‘전어 소비 활성화’를 위해 홍보나 캠페인 등을 전개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