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투성이‘매화문화관’ , 개관해도 관광 상품성 갖출지 의문
부실 투성이‘매화문화관’ , 개관해도 관광 상품성 갖출지 의문
  • 이성훈
  • 승인 2016.10.21 20:56
  • 호수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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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무시, 행정절차 마구 어겨 … 시“현재 상태로는 경쟁력 없다”

다압면 청매실농원 입구에 건립한 ‘매화문화관’이 지은 지 1년 8개월이 넘도록 정식 개관을 하고 있지 못한 가운데 건립과정에서 행정절차 무시, 운영자 측의 제안서 약속 미이행, 관광 경쟁력 확보 불투명 등 곳곳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광양시도 현재 매화문화관 수준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 매화문화관 콘텐츠 개선 등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계획이다.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한 매화문화관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갈수록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광양신문 7월 31일 1면 매화문화관, 혈세 54억 바친‘일회용품’기사 참고> 

심상례 의원은 지난 18일 광양시의회 제255회 시정질문에서 매화문화관 건립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차례로 지적하고 집행부의 대책을 추궁했다. 심 의원은 우선 2015년 3월 매화문화관을 개관했지만 운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병철 경제복지국장은 “지난해와 올해 3월 매화축제기간에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한 달여 동안 홍보관을 임시 개방했다”면서“여러 사정상 준공 절차를 마무리 하지 못해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답했다.

이 국장은“준공을 위해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건축물 준공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해 올해말 준공 절차를 마무리하고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층 건물인 매화문화관은 현재 1층은 체험실과 전시판매장, 2층은 청매실농원 역사와 매실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매화문화관은 정식 건립하면 입장료를 받고 운영할 계획인데 이런 콘텐츠로 과연 관광객들이 돈을 주고 매화문화관에 입장하겠느냐는 것이다.

심상례 의원은“직접 현장을 다녀온 결과 이런 구성으로는 도저히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매화문화관이 건립하고도 문을 열지 못한 것은 토목공사로 인한 준공절차를 따르지 못한 것보다 콘텐츠 구성의 한계에 따른 운영 부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제안서 대부분 안 지켜

심 의원은 청매실농원 측이 매화문화관을 운영하기 위해 제출한 제안서가 약속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제안서를 보면 1층은 사군자체험실, 공연준비실, 사무실, 매실특산물 전시판매장, 방풍실 등이, 2층은 전통차체험실, 마을공동체실, 마을공동정보화센터, 남도음식 100선 개발 및 홍보실 등을 갖추겠다고 했는데 제안서대로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이병철 국장은“제안서대로 하려면 예산 부족과 공간 부족 때문에 제안서를 모두 이행할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심 의원은“제안서는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집행부와 약속인데 한두 개도 아니고 이렇게 무더기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느냐”며“이런 행정을 시민들이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주차장 확보 불이행도 도마에 올랐다. 심 의원은“주차면수 14면이 설계서에 반영되었는데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병철 국장은“매화문화관 주변에 주차공간이 확보돼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며“설계기준에 적합하도록 사업 준공 전에 계획된 주차장을 확보하여 준공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행정절차 수시로 어겨

집행부는 행정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우선 제안서 제출 시기가 늦었다는 점이다. 광양청매실농원 영농조합법인은 매화문화관 건립사업 제안서를 2011년 6월 15일 제출했다. 하지만 공모기간은 2011년 5월 25일에서 6월 8일까지다. 제안서 제출 시기가 이미 늦은 셈인데도 광양시는 제안서를 받았다.

두 번째는 협약체결 기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민간제안 공모 공고 지침서 제5장 20조 관련분야 전문가 5인 이내 민간사업자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평가위원회는 그해 6월 23일 민간제안서를 평가했다.

평가 분야는 △문화관 실시설계도서 활용 방안 △문화관 건립부지 확보 계획 △문화관 건축 준공 후 관리운영 방안 △운영인력 배치계획 등 10개 항목이다. 총점500점 만점에 400점 이상이면 우수사업 제안자로 선정되는데 청매실농원은 445점을 받아 시는 7월 18일 우수사업자로 선정돼 광양시는 같은 달 25일 협약체결할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공고문 제5조를 보면‘우수사업 제안자는 선정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본 공모 지침서와 사업제안서를 기초로 하여 광양시와 사업추진 협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광양시와 청매실농원은 7월 25일이 아닌 8월 4일 협약을 체결했다.

10일이나 늦은 셈이다. 공고문 제6장을 보면 ‘우수사업 제안자로 선정되었음을 통보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사업협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에는 선정이 자동으로 무효화되며, 이 경우 광양시는 평가결과 유효점수에 따라 차 순위자를 우수사업 제안자로 선정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지침대로라면 청매실농원은 협약 기일인 10일 이내를 넘겼기 때문에 선정이 자동 무효화된다.

세 번째는 협약체결후 60일 이내 공사를 착공해야 하는데 무려 6개월이 지난 2011년 11월 29일 공사계약체결 및 착공했다.

심상례 의원은 공고문을 조목조목 들이대며“광양시가 공모 지침대로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병철 국장은 이에“여러 절차 때문에 협약이 늦은 것”이라며“보조사업자 준비, 장소이전 등 건립과정 절차상 조금 늦었다”며“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우리 행정이 이렇다”며 “어떻게 시민들이 신뢰를 하겠느냐”고 한탄했다.

가장 큰 문제는‘경쟁력’

심상례 의원은 언론에서 제기된 문제점과 현장을 다녀온 결과 매화문화관의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했다. 심 의원은 이병철 국장에게 직접적으로“현재 이런 구성으로 매화문화관이 관광명소화나 광양시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집행부조차 매화문화관이 정식 개관을 하더라도 관광지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이병철 국장은“솔직히 말하면 현재의 콘텐츠로 운영한다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본다”면서“준공 후 운영업체인 청매실농원과 광양시가 협의해 운영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과연 이런 구성으로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이런 매화문화관이라면 관광객들은 한번 정도는 다녀갈 수 있겠지만 다시 찾을지 염려스러울 뿐이다”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이어 년간 운영비가 1억 7000만원 가량 소요되는데 이런 콘텐츠로 운영비를 충당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