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74] <생활문>
박옥경의 논술교실[74] <생활문>
  • 광양뉴스
  • 승인 2016.10.2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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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글짓기 공부를 할 때 학교에서 집까지 오고 가는 길에 본 것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서 써보는 방법이 있어요. 글을 쓰는 사람은 남보다 세밀하고 정확하게 사물을 보는 눈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지요.

류시은 학생이 그런 눈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가족과 단골식당에 가서 닭고기를 구워 먹고 놀다가 돌아왔다는 단순한 내용인데 가는 길부터‘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길’이라고 남다르게 표현했어요.

식당 마당 풍경을 묘사한 솜씨도 훌륭해요. 묘사란 글만 읽고도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표현한 것을 말하지요. 그래서 이 글은 짧은 글이지만 재미있어요. 주변의 풍경과 사물, 상황 등을 자세히 보는 연습을 하고 일기에 써보세요. 어느새 작가의 눈을 가지게 될 거예요.

한 가지 주의할 것은‘꿀잼’이란 단어예요.‘꿀’은‘매우, 아주’라는 강조하는 뜻으로 쓰여요. 그런데 ‘재미’의 뜻으로 쓰는‘잼’은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이에요.

‘잼’은‘재미’의 준말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꿀잼’은 표준어 규칙에 벗어나는 말이지만 새로 생긴 말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어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표준어가 될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생활문>

광양중진초등학교 3-5 류시은

                                   단골 식당

토요일 아침, 우리 가족이 단골인 식당에 가기로 했다. 우리 가족이 여름에 살다시피 했던 계곡을 지나고, 계곡에서 놀 때 자주 만나던 할머니 집도 지났다.

백운산 휴양림도 지나고, 백운산 수련관도 지났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길을 지나고, 오르고 올라 드디어 식당에 도착! 식당에 도착하니 큰 바위 옆엔 송이버섯과 꽃들이 자라고 있고 마당에 있는 의자 앞엔 돌들이 모여 있고, 마당 한쪽 편에는 장작이 쌓여 있었다.

거기만 가면 나는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산 가까이 있어서 공기가 맑고 풍경이 아름다워서인 것 같다. 주차장에는 자갈이 있어서 탑 쌓기 놀이를 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자리를 잡고 앉자 닭고기가 나오고 반찬들이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다. 닭고기와 같이 먹으면 꿀맛이 나는 겉절이에 맛있는 반찬들이 왔다, 고기가 구워질 때까지 마당에서 동생들이랑 사진을 찍고 술래잡기도 했다. 고기가 다 구워지고 냠냠 쩝쩝 맛있게 먹다가 아빠랑 나랑 다툼이 일어났다. 하나밖에 안 남은 닭 껍데기 때문이다. 아빠랑 나는 닭 껍데기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양보했다.

뼈다귀만 있는 고기밖에 안 남아서 난 마당으로 나갔다. 그렇게 마당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생각해도 닭고기는 먹는 게 정말 꿀잼이었다. 단풍이 들 때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