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 생명관의 가치
한의학적 생명관의 가치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4.24 09:26
  • 호수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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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호남과 충청지역에서 AI(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닭이나 오리 등의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FTA를 통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과 관련되어 광우병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AI나 광우병은 원래 사람에게는 전파되지 않는 질환이었지만 최근에는 사람도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없던 병들이 왜 새로이 생기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수록 한의학적 생명관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생명관은 공존의 세계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 속의 모든 생명체는 인간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세계관으로 바이러스나 세균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인체를 괴롭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반드시 박멸해야한다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그 과정 속에는 역기능도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변종바이러스나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입니다. 인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와 세균들은 모두 적으로 간주한 나머지 이를 박멸하고 죽이는 약들이 계속 개발되는 동안 이 들도 약에 대항하는 내성을 갖춘 새로운 변종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도부터 이미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예고하였는데 실제로 근래에는 슈퍼박테리아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된 경우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 남용이 불러온 괴물로 어떤 항생제로도 죽지 않고 오히려 항생제를 먹이로 살아갈 정도로 강력하여 이것에 감염되면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바이러스는 생명의 최소한의 단위이지만 스스로 분열하는 생명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죽일 수가 없습니다. 분열하기 위해서는 한 쌍의 염색체가 있어야 하지만 바이러스는 염색체가 불완전해서 다른 생명체의 DNA를 빌려와야 분열이 가능합니다.

이때가 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이를 없애기 위해 항바이러스제재를 쓰게 됩니다. 그런데 계속 항바이러스제재를 쓰게 되면 거기에 대항하는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기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조류인플루엔자로 새에만 기생해야할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그 DNA를 사람한테서도 찾게 된 것입니다.

 한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 바라보면, 당시의 코흘리개 애들은 그다지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코흘리개는 요즘 말로 하자면 비염이나 축농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 때 아이들이 어른이 된 지금 별 문제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코흘리개 아이들은 당장의 염증을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생제를 너무 많이 복용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서양의학에서 생각하는 근본적인 병의 원인으로 감염, 염증, 종양 등을 들 수 있으나, 한의학적 측면에서는 감염, 염증, 종양 등은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 음양과 기혈(氣血)의 부조화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양의학에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한의학에선 결과라고 인식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코흘리개 아이들, 비염 축농증 중이염 등을 앓고 있더라도 이차감염이 걱정될 정도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염증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 좋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의학의 생명관은 공존의 생명관입니다. 세균과 바이러스와 인간이 힘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는 그래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이 많을 때에는 잠시 억제 시키고, 평소에는 자기 몸에서 세균과 바이러스를 방어 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한의학적인 생명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