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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지역, 대기에 중금속 포함…‘아이낳기 좋은 도시’ 맞나?
순천향대 연구팀“신경세포 죽일 수 있어” 논문 발표… 중금속 측정소 하나 없어
[688호] 2016년 11월 18일 (금) 20:40:26 김보라 bora1007@naver.com
   
 

광양지역 초미세먼지에 중금속이 포함돼 인간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지만, 광양시에는 이를 측정하는 장비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낳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광양시,‘아이들 생존권’을 위협하는 환경 개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양 초미세먼지 중금속 내포, 신경세포 죽여”

순천향대 의료생명공학과 이미영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응용 독성학 저널’(Journal 0f Applied Toxicology)에서 세포실험 결과 초미세먼지 PM0.1이 인간 신경세포(SH-SY5Y) 사멸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광양지역에서 포집된 미세먼지에 포함된 PM0.1의 금속 성분을 분석하고, PM0.1이 신경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PM0.1(1050㎍)에 포함된 금속 성분 중에는 알루미늄(Al)이 27.2ng(나노그램=10억분의 1g)으로 가장 많았고 아연(Zn), 크롬(Cr), 망간(Mn), 구리(Cu), 납(Pb), 니켈(Ni) 등이 1.9〜0.5ng 들어 있었다.

신경세포를 PM0.1에 24시간 노출하는 실험에서는 PM 0.1의 농도가 높을수록 신경세포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M0.1의 농도가 35㎍/㎖, 150㎎/㎖, 250㎎/㎖로 높아지면 이에 노출된 신경세포가 죽는 비율도 각각 28%, 48%, 67%로 높아졌다.

그러나 PM0.1에 노출하기 전 항산화물질(N-아세틸시스테인) 처리를 한 신경세포는 PM0.1 노출 후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PM0.1이 활성산소(ROS)를 생성, 신경세포에 독성을 띠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 결과는 PM0.1의 신경독성 메커니즘 및 이와 관련된 질환 발병에 관한 타당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대기오염이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신경세포염증과 신경질환 유발 물질일 수 있다는 최근 연구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랭커스터대 바버라 메이허 교수팀은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영국 맨체스터와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3〜92세 주민 37명의 뇌를 검사, 뇌조직 1g당 200㎚ 크기의 자철석(산화철) 입자 수백만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철석 성분은 자동차 매연이나 화석연료가 탈 때 나오는 연기 속 초미세먼지에 포함된 것으로, 치매 원인물질로 지목받고 있다며 이 연구는 이런 물질이 코를 통해 직접 사람의 뇌로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가 산단 있지만 중금속 측정소는 ‘0’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아직까지 연구일 뿐, 정설로 받아들이긴 무리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제철소와 화학단지 등 산단의 영향으로 그렇지 않아도 대기질에 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광양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 시민은 “광양에 이사 오자마자 아이들이 모세기관지염, 폐렴을 달고 사는 등 공기가 안 좋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신경세포까지 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접하니, 당장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사를 가야 하는 게 아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만큼 지자체가 나서 발 빠르게 실태를 파악하고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광양시에는 대기 오염 실태를 파악해 대기보전정책의 초석이 되는 자료를 수합하는‘중금속 측정망’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환경부는 전국의 대기오염 실태를 파악하고 대기보전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1973년부터 대기오염측정망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대기오염 측정망은 일반측정망과 집중측정망으로 분류되는데 일반 측정망은 다시 도시지역의 평균 대기질 농도를 파악하는 일반대기오염측정망과 산단 등에서 배출하는 유해물질이나 중금속 등에 의한 오염 실태를 파악하는 특수대기오염측정망으로 나뉜다.

광양에는 일반대기오염측정망인 도시대기측정망만 4곳 있을 뿐, 산단 등의 특수대기오염실태를 파악하는 중금속 측정망은 없는 실정이다. 비슷한 환경의 여수시에는 율촌면, 학동, 여천동 등 3곳에 중금속측정망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영암의 경우 삼호 산단의 영향으로 최근 필요성이 인정돼 2016~2020년 대기오염측정망 운영계획에 유해대기물질측정망 및 대기중금속 측정망 신규 설치소로 포함됐다.

중금속측정망 등 대기오염측정망은 환경부에서 수년간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필요할 경우 신규 설치, 운영한다. 다만 최근 급변하는 대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론을 수렴, 확대 설치 추세에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필요성을 검토, 신규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여수-광양 산단은 1등급 산단으로, 하나로 묶여있기 때문에 여수의 중금속측정망이 기능을 함께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서 신규 설치소를 선정할 계획인데 이때 광양시가 신청한다면 의견을 수렴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중금속측정망이 없다고 현황파악이 안 되는 것은 아니며, 대기중 수은 농도 측정 결과 측정소가 설치된 12개 지역 가운데 광양시가 제일 낮게 나오는 등 심각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적극적으로 설치를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2014년도에 광주 기술과학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초미세먼지 저감사업 연구를 통해 결과치를 참고해 측정망 설치 제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 가장 기본은 아이들이 살기 좋은‘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면서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곁다리 정책들만 펼칠 게 아니라, 생존권이 달려있는‘기본’적인 환경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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