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81] <동시>
박옥경의 논술교실[81] <동시>
  • 광양뉴스
  • 승인 2016.12.23 19:57
  • 호수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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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벌교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동시 속에는 우리 친구들이 자라는 속도가 있어요. 어휘와 비유를 쓰는 수준이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공부할 때보다 놀라울 정도로 자라난 것을 알 수 있어요. 항상 비유법을 꼭 쓸 것, 특히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같이 표현하는 의인법을 활용할 것 등을 이야기 하지만 잘 안 되는 것은 많이 써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처음 동시를 쓸 때 훌륭한 동시를 흉내 내서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나중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특별한 나만의 동시가 탄생하지요.

안현지 학생은 「너무너무 봄」이라는 동시를 제목만 바꾸어서 써봤어요. 눈사람에게 동백꽃을 꽂아주는 것은 광양에 동백꽃이 많이 피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경험일 거예요. 이런 것이 정말 특별한 나만의 동시를 만들지요. 의인법도 잘 활용했어요. 그리고 「없다면?」이라는 동시를「있다면?」으로 바꾸어 쓴 것도 아주 재미있는 상상을 해서 웃음이 나네요. 역시 우리 친구들은 숙제하기가 제일 싫은가 봐요.

다른 사람이 쓴 동시를 흉내 내서 공부할 때 주의할 점은 그대로 베끼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고 나만의 창의적인 생각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세요.
 

중진초등학교 4-2 안현지

너무너무 겨울

차가운 12월의 겨울 날
햇살도 춥다고 손을 호호 부는데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한다.

새하얀 눈덩이에
주황색 당근은 코
검정색 돌은 눈과 입
갈색 나뭇가지는 손
떨어진 동백꽃을 주워
머리에 꽂아준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면서
신나게 웃고 떠들다보니
나도 모르게 쑥쑥 크는
오늘도 너무너무 겨울.


있다면? 

사람들이 안 죽고 살 수 있는
약이 있다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망토가 있다면?

뭐든지 볼 수 있는
안경이 있다면?

내 숙제를 몽땅 해주는
요정이 있다면?

소원을 다 이루어주는
요술램프가 있다면?

나는 오래오래 살아야지
숙제도 안하고
소원을 다 이룰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