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길을 걷다 <1> “도심 속 한복판, 저수지 위를 걸어보는 여유를 … 한걸음 걸을 때마다‘건강’과‘힐링’이”
연중기획 - 길을 걷다 <1> “도심 속 한복판, 저수지 위를 걸어보는 여유를 … 한걸음 걸을 때마다‘건강’과‘힐링’이”
  • 이성훈
  • 승인 2017.01.13 20:34
  • 호수 6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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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마동 와우생태호수공원, 행운의 섬•운동기구•쉼터 골고루 갖춰 … 조그마한 모임도 가능

<광양신문이 2017년 정유년을 맞이해 연중 기획‘길을 걷다’를 보도합니다. 매주 또는 격주로 찾아가는 기획보도‘길을 걷다’는 우리 지역 곳곳에 잘 알려진 둘레길이나 산책로, 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숨은 길 등을 찾아 탐방하는 코너입니다.

지역 곳곳의 길을 기자가 직접 찾아다니며 우리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실어볼 계획입니다. 동네 주변에 걷기 좋은 길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백운산 둘레길을 시작해 가야산 둘레길, 지역마다 있는 산책로 등 시민들이 여유를 찾으며 걸을 수 있는 길들을 하나둘씩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길을 걷다’첫 번째 코스는 중마동에 있는‘와우생태호수공원’입니다. 

문의 794-4600. 메일 sinawi@hanmail.net>

 

중마동 도심에 아주 아름답고 고즈넉한 공원이 하나 있다. 둘레는 총 1.2km이며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3m나 된다. 오리배를 띄워도, 조각배를 띄어도 될 만큼 넉넉한 저수지를 품에 안은 이곳은 와우생태호수공원이다. 금호대교 옆에 있는 와우생태호수공원은 2011년 12월 준공했다. 면적 8만1996㎡에 수면위 테크 산책로인 와우생태공원은 이곳을 찾은 사람이면 다시 한 번 찾을 정도로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1.2km 산책길, 새소리 들으며 힐링

생태공원 산책로 분위기를 한마디로 하면‘넉넉함’과‘조용함’이다. 와우생태호수공원을 지나노라면 새들이 물을 훔치는 소리, 이따금 물고기가 팔딱거리는 소리, 작은 곤충이나 동물들의 울음소리 등 자연의 소리가 그대로 들린다. 물론 생태호수공원 바깥으로 무섭게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만 산책을 하다보면 인공의 소리는 자연에 묻혀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가져다준다. 1.2km에 달하는 산책로를 한바퀴 돌면 20~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점심 먹고 운동 삼아 한두 바퀴 돌기 딱 좋은 곳이다.   

와우생태호수공원은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다. 자연생태 관찰로를 비롯해 행운의 섬이 있으며 생태공원 바로 옆에는 인공폭포가 있다.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과 운동기구도 갖춰져 있다. 이중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곳은 저수지 중앙부에 있는‘행운의 섬’이다. 네잎클로버 형태로 조성한 ‘행운의 숲’에는 이런 푯말이 있다.

“행운의 섬은 네잎클로버 형태의 섬에서 유래하였으며 이곳을 찾는 내방객 여러분들에게는 늘 행운이 함께 하시게 될 것입니다.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합니다. 네잎이 나올 확률은 2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 와우생태호수공원 중앙에 위치한 행운의 섬은 시간조차 쉬어갈 만큼 여유 있는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입니다.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수줍은 얼굴의 미소처럼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이 섬에서 당신의 행운을 찾으십시오.”

가뜩이나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광양시로서는 생태공원에‘행운의 섬’이라는 스토리텔링도 곁들여 소개하니 반갑기만 하다. 지지리도 운수 없는 날에 이곳을 가면 행운이 저절로 생길 것으로 믿겨진다. 행운의 섬에는 의자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고 산책로 주변으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날씨가 춥지 않은 날 이곳에서 독서모임이나 작은 회의, 조그마한 모임도 할 수 있다면 더욱더 좋다.

도란도란 앉아서 간단히 점심을 먹어도 괜찮은 장소이다. 다만 취사는 금지다.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을 싸서 생태공원에서 점심을 먹으면 없던 입맛도 새록새록 돌아올 것이다.

산책로 곳곳에는 어느 정도 걸었는지 이정표가 친절하게 나와 있다. 중간중간에는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간단한 운동기구도 있다. 무엇보다 저수지 외곽선을 따라 정갈하게 깔려있는 나무테크를 걸으며 명상하는 것이 와우생태호수공원의 매력이다. 저수지 곳곳에는 갈대가 넘실대고 겨울이 지나면 공원 곳곳에도 꽃과 나비가 춤을 출 것이다.

 

어려운 진입로, 생태공원 정보 부족 아쉬워

생태공원의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중마동에서 이곳을 가려면 광영으로 넘어가 유턴해서 들어와야 한다. 도로 건너편에 있는데다 동네에 조성된 곳이 아니다보니 차가 없으면 생태공원에 오기가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와우생태공원은 61억원이나 들여 조성한 것에 비하면 이용율이 그렇게 많지 않다. 다행히 생태공원 건너편으로 중마·금호해상공원이 곧 조성될 예정이다. 해상공원과 생태공원이 한데 어울려 좀더 활용도가 높은 공원으로 탈바꿈하길 기원한다. 

또 한가지 아쉬움은 생태환경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곳에 어떤 풀과 나무, 꽃이 있으며 저수지 안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설명해주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다면 아이들 생태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안내표란 공원 안내도와  수심이 깊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삭막한 안내문 밖에 없다. 좋은 공원을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것이다.

생태 공원 곳곳에 각종 꽃과 나무의 이름을 알려주고 설명을 해놓은 안내판이 있다면 시민들이 공원 생태에 대해 더욱더 신경 쓰자. 저수지에 살고 있는 각종 생물의 그림도 그려놓고 어떤 물고기가 있고 생태는 어떠한지 곳곳에 소개를 해주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생태공원을 지나가보면 잉어, 가물치로 추정되는 팔뚝만한 물고기들과 자라와 뱀, 그리고 각종 새들이 아주 많이 보인다.

광양시가 생태공원의 동식물 생태 현황을 조사해서 산책로 곳곳에 설명해놓은 표지판이 있다면 이곳을 찾는 아이들에게는 가장 값진 교육 현장이 될 것이다.

 

2019년까지,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서 관리

생태공원은 광양제철소에서 현재 관리하고 있다. 광양시와 도심숲가꾸기위원회가 지난해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효율적인 도시공원 관리에 나선 것이다.

협약을 통해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은 오는 2019년 12월15일까지 3년 간 매월 1회 와우생태공원 주변 제초작업과 풀베기, 수목관리 등 환경정화 활동과 불법쓰레기 투기행위 계도 및 신고활동을 추진한다. 시설물이 파손될 경우 신고체계를 구축해 공원 내 안전사고 예방도 책임지게 된다.

도심속 작은 호수 공간인 와우생태공원에서 모처럼 겨울바람도 맞아가며 새들이 물장구치는 소리도 들어보고 떠나간 옛 사랑에 대한 추억도 떠올려보자. 이곳에 투자한 한 시간이 두 시간 이상 삶의 여운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