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에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새기며 … 인연도 맺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원고지에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새기며 … 인연도 맺고 세상과 소통합니다”
  • 이성훈
  • 승인 2017.01.26 21:08
  • 호수 6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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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예 부흥 산파‘한국문인협회 광양지부’… 해마다‘광양문학’발간 저변 넓혀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오면
아기 새는 노오란 입을 힘껏 벌린다
입을 그리 벌리느라 눈은 반쯤 감기었다

온 몸이 입이다

이 세상에
그 입보다 더
간절한 것은 없어서
어미 새는 저물도록
찬 하늘을 들락거린다.

-정은주 시인‘밥’-


광양문학 2016년 스물두 번째에 실려 있는 정은주 시인의 시다. 한국문인협회 광양지부(지부장 이임순). 줄여서 보통 ‘광양문협’이라 부른다.

지난 92년 9월 한국문인협회 동광양지부로 창립한 광양문협은 올해로 25년째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 문예부흥을 선도하며 문학을 통해 세상과 따뜻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92년 창립한 광양문협은 95년 동광양시와 광양군이 통합하면서 동광양지부를 광양지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태동기를 넘어 우리지역 문학 전도사로 자리를 잡았다. 광양문협은 현재 이임순 지부장, 이천석·박옥경 부지부장 등 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학교 선생님부터 공무원, 경찰, 회사원, 주부, 노동 운동가, 사회 활동가 등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 광양문협이라는 퍼즐을 하나둘 씩 맞춰나가고 있다.

시화전

지역문학의 결정체‘광양문학’ ... 해마다 발행

광양문협은 해마다‘광양문학’이라는 문학지를 발행하고 있다. 광양문학은 회원들의 왕성한 창작 활동의 결과물인 광양문학은 2016년 11월 작품을 발행하면서 그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광양문학은 문협이 92년 창립한 후 93년 처음‘동광양문학’이라는 창간호를 발행하면서 첫 단추를 꿰기 시작했다. 동광양문학은 95년 광양시가 통합하면서‘광양문학’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 광양문학은 스물 두번째 작품집까지 발행했는데 동광양문학까지 합하면 총 24권이다. 한해도 빠지지 않고 문학지를 발행하면서 지역 문화 활성화에 초석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발행한 스물두 번째 광양문학에는 43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시와 수필, 단편소설 등 100여편 이상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실었다. 유미경 사무국장은 스물두 번째 작품 편집을 마치면서“잘 익은 홍시처럼 회원들의 한해 결실인 옥고를 정갈하게 담아냈다”며“등단을 했을때보다, 25년 전 첫 수필집을 냈을 때 보다 더 떨렸었다”고 고백했다.

이임순 지부장은“회원들의 직업이 다양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비가 쏟아지는 밤, 번개팅에 모여드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못다 피운 문학의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광양문협 가을 문학기행

청소년 문예활동‘활발’

광양문협은 지역 학교 문학활동에 기여도 하고 있다. 문인협회는 2005년 9월 광양제철중학교와 협약을 체결한 후 학생들의 문학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회원들이 제철중학생들의 문학 강좌 기회를 늘리고 학생들의 문학 참여 기회를 제공해 지역의 문학 활동에 기여하는 것이다.

고정선 전 지부장은“학생들에게 보다 폭넓은 문학의 향기를 심어주고 문학에 대한 관심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와의 협약은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해마다 봄과 가을이면 회원들이 문학기행을 떠난다. 가까이 담양 승주 일원을 시작으로 고창 선운사, 고흥 나로도, 우포늪, 청마문학관, 영광 함평 일대 등 전국 곳곳으로 문학 기행을 떠나며 해당 지역 문학인들이 남긴 흔적들을 살펴보고 창작의 기회를 넓히기도 한다.

청소년 문예학교도 광양문협의 전통이 깃든 재능기부 프로그램이다. 2002년 7월 처음 시작한 청소년 문예학교는 청소년의 바른 글쓰기와 문학에 대한 이해를 함양하고 백일장을 통해 좋은 작품 발굴과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문예학교를 마련했다.

윤동주 시인의 육촌, 가수 윤형주와 함께

청소년 문예학교는 문인협회 회원들이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각종 문학 강좌는 물론, 아동문학가·시인 등 명사들의 글쓰기 지도, 백일장 대회를 학생들의 문학 저변을 넓혀주고 있다. 청소년 문예학교 백일장 수상작들은 광양문학에도 실리면서 수상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기쁨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화전을 비롯해 시민의 날 기념 백일장, 광양신문이 주최하는 윤동주 백일장·사생대회에 해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광양문협의 2017년 활동도 왕성하다. 유미경 사무국장은“지난해 사무국장을 처음 맡으며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회원들의 격려와 사랑이 저를 지켜줬다”며“앞으로도 문인협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회원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경청하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임순 지부장은“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가고 싶은 길이 많다”면서“어떤 길이라도 같이 해주는 회원들이 있기에 올 한해도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서겠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회원들이 올 한해도 모두 건강하고 삶이 묻어나는 글을 쓰길 바란다”며“올 가을에는 시화전을 개최해 문학의 향기를 널리 퍼뜨리고 싶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