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시민운동의 희망이 돼 주길”
“시민이 시민운동의 희망이 돼 주길”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1.27 09:14
  • 호수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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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주년 맞이한 광양참여연대 박형배 상임대표
“시민운동은 권력이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지 못하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이해당사자를 강제 할 수도 없습니다.”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광양참여연대 박형배 상임대표는 “일부 시민들은 결과를 요구하지만 이런 연유로 모두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왜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줄 알지만 열악한 환경들이 시민운동의 다양하고 즉각적인 대응의 장애요인이 됐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형배 상임대표와의 일문일답

△먼저 10주년을 축하한다. 시민들에 인사 한마디

▲10년 전 지방자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뜻있는 사람 10여명의 결의로 새로운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되돌아보면 지역의 많은 분들이 참여연대에 격려와 질책을 해 준 것이 오늘까지 건강한 조직으로 존재하게 해준 밑거름 아닌가 싶다. 그동안 참여연대에 보내준 시민여러분들의 성원과 격려, 질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기억에 남는 일은

▲지역의 민주화와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측면에서 본다면 조합원들의 동력에 의해서 진행된 항운노조 직선제 운동이 먼저 떠오른다. 다음으론 교육환경개선사업으로 제철고 개방운동에서 출발해 지역고등학교 보내기 운동으로 발전되고 시 정책과 맞물리며 인근지역에서 지역학교 보내기로 정착 됐다.
그 외에도 광양항과 관련 개발정상화에서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진 못하지만 광양항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정부 정책에 기여한 것, 가야산 송전탑 저지를 위한 할머니들의 노숙투쟁 지켜보면서 당사자인 포스코에 원만한 해결을 요청해 해결 한 것, 광양항 허치슨 노사 분규로 광양항에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14시간이 넘는 분쟁조정 노력과 화물연대 파업 때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중재 등 지역사회 갈등해소를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힘들었던 기억은

▲참여연대가 추진해온 많은 일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은 피가 되고 살이 됐지만 추측에 의해서 규정하고 판단하는 것들이 사실처럼 비판되어지고 인터넷에 올려 졌을 땐 개인뿐 아니라 단체도 아팠다. 좀 더 성숙한 비판문화가 지역사회에 아쉽다.

△시민단체가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과거처럼 사안마다 성명서를 발표하는 그런 운동을 지양하고 하나의 사업이 마무리 될 때 까지 끝까지 해결해 가는 기풍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성명서 발표를 지양하자 했더니 왜 대응하지 않느냐는 비판이다. 운동이 좀 더 장기적이고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두 가지 모두를 경험했고 이제 어떻게 적절하게 조화롭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참여연대가 자기 색깔보단 연대에 치중한다는 의견에 대해

▲참여연대의 정체성·독자성 색깔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지만 참여연대는 단체의 특색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좀 더 지역에 봉사하고 기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참여연대 사업은 주로 연대사업이다는 비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의 틀은 더욱 굳건히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목소리와 다양한 현안을 다 책임지진 못하겠지만 현안에 대해 참여연대 의견으로 발표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

△연대도 중요하지만 비중을 달리함으로써 참여연대 본연의 정체성을 가져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하는데

▲동의한다. 참여연대의 독자적인 사업들에 대해서도 이제 특색을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시민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어떻게 이바지 하느냐가 목표다. 어떤 단체든 자기 단체를 자랑하기 위해  존재해선 안 된다. 그 단체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로 판단돼야 한다. 내년엔 참여연대 중심사업으로 행·의정 감시 역할 만큼은 분명히 할 계획이다.

△참여연대가 새롭게 비전을 선포했는데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민운동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참여연대의 바램이자 약속으로 ‘여럿이 함께 시민의 생활 속으로’ 라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시민의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는 모토는 변화가 없겠지만 앞으론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지 않고 시민운동이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다가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시민운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시민운동진영에 바람은

▲광양지역 시민운동 활동가 출신들이 시민운동의 연장선에서 연속되지 못하고 있다. 실무자역할을 그만두면 분산되고 각자 생활에 빠져들어 시민운동과는 별개의 영역으로 돌아가 버린다. 시민단체 출신들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그런 고민이 됐으면 좋겠다. 시민운동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과 같은 경제 대책 방안 이 마련돼 시민운동 경험이 사장되지 않고, 생활이 영위 되면서 가치가 실현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는 혼자의 고민이 아닌 종합적이고 집단적인 고민이 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부탁 하고 싶은 말은

▲시민운동이 믿는 것은 오로지 시민이다. 시민단체에 대한 시민의 지원 없이 비판만 있다면 사람이 하는 일인데 활동가의 기는 누가 살리고 희망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시민들이 시민운동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역할을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