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민원인 주차장‘알박기’,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공무원들 민원인 주차장‘알박기’,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 이성훈
  • 승인 2017.02.10 20:46
  • 호수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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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편집국장
이성훈 편집국장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년 전인 2005년 3월 10일자 광양신문 1면에는 공무원들의 시청 앞 민원인 전용 주차장 점령 실태를 고발한 기사를 실었다. 당시 기사는 필자가 초년병 햇병아리 기자 시절 일주일 동안 공무원들의 출근 시간에 맞춰 시청 4층 옥상에서 매일 사진을 찍으며 공무원들의 민원인 주차장 이용 실태를 취재했었다.

시는 보도가 나간 후 개선책을 내놓고 재발방지를 외쳤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오늘 신문 1면에 게재된 주차장 사진과 당시 주차장 사진을 비교해보라. 12년이 지난 지금의 시청 주차장 사진은 변함이 거의 없다. 여전히 공무원들의 민원인 주차장 알박기 병폐는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사진 두 장이 충분히 보여준다.

시장이 바뀌었어도, 공무원들이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는 시민들이 마음 놓고 청사 민원인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시민들은 얼마나 많은 공무원들이 민원인 주차장을 점령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주차장에 차가 가득차 있으면 시청에 일 볼 사람들이 많은 줄 이해하고 넘어갈 뿐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겉으로 아는 것과 달리 공무원들의 민원인 주차장 점령 실태는 심각하다. 시민들이야 짧으면 10분, 길어야 한 시간 정도 주차장을 이용해 회전율이 빠르지만 공무원들은 출근해서 민원인 주차장에 주차하면 퇴근 때까지 어지간해서 꼼짝하지 않는다.

시가 시민복지를 위해 마련해 놓은 민원인 주차장이 이처럼 공무원들의 무단점령으로 시민들만 큰 피해를 보고 있다.

2005년 3월 10일자 광양신문 1면

시는 요즘 주변 보도블록 공사 때문에 공무원들이 민원인 주차장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해명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 필자가 지난 10년 이상 시청을 다니면서 주차장을 찾기 위해 뺑뺑 돈 적이 한두 번 아니다.

수없이 돌다가 민원인 주차장에서 유유히 빠져 나가는 공무원들의 차량을 보면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이런 사정을 알리없는 시민들이 공무원들의 민원인 주차장 이용을 알게 되면 얼마나 분통이 터지겠는가. 광양시가 청사 주변 보도블록 공사를 마치면 단속을 확실히 하겠다고 한다. 이번만큼은 두고 보겠다.

대형버스나 공무용 차량,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예 청사 앞 주차장은 단속 지역이든 아니든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 부디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정현복 시장은 출근 때마다 시청 현관 대신 정문에서 걸어오면서 출근한다. 일찍 출근하니 정 시장이 민원인 주차장 현황에 대해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민원 복지, 먼데서 찾지 말고 부디 가까운 곳에서부터 실천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