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길을 걷다 <7> 운동화 끈 조여 매고, 힘차게 달리며‘나른한 봄’이겨볼까
연중기획 - 길을 걷다 <7> 운동화 끈 조여 매고, 힘차게 달리며‘나른한 봄’이겨볼까
  • 이성훈
  • 승인 2017.03.10 21:34
  • 호수 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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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 건강체험길 … 산책•조깅 만점 코스, 주변 공원도 인기 만점

금호동은 포스코 산업단지를 제외하고 주택가를 중심으로 산책코스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가볍게 걸을 수 있으며 작은 공원들은 물론, 봄이면 벚꽃길이 가을이면 단풍길이 아름드리 조성되어 있어 제법 운치좋은 곳이 많다. 여기에다 백운아트홀에서 무료 영화도 상영하고 이제 프로축구도 개막해 금호동민들은 이리저리 산책을 하면서 다양한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금호동 해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꽤나 유명하다. 전체 길이는 5km 정도 되는데 왕복 10km로 꽤 긴 편이다. 5km에 이르는 해안 산책길 중 자동차가 진입할 수 없고 오로지 산책과 자전거만 할 수 있는 길은 2.5km 정도 된다.

금호동은 이 길은 건강체험길로 지었다.

이곳에는 금호동민뿐만 아니라 달리기 연습하는 사람,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들로 오래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아스팔트길에다 조깅할 수 있도록 우레탄 길이 덮여 있어 자전거는 물론, 인라인 스케이팅, 조깅 하는 사람들로 꽤 인기가 높은 곳이다. 무엇보다 자동차 출입이 안 되기 때문에 교통사고 날 염려가 없어 안전하게 조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금호동 건강체험길의 묘미는 바다를 배경삼아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너편에는 태인동 1구가 마주 보고 있고 선착장에는 조그마한 배들도 정박되어 있어 제법 운치가 있다. 산책로 전체에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어 실수로 바다에 빠질 일도 없다.

산책로는 과거 대동(大同·큰몰) 센득(細德)마을로 불리었던 곳이다. 주민 10여 가구가 고기잡이 배를 만들고, 김을 양식하며 살았던 장소인데 대동마을은 당시 금호도에서 으뜸되는 큰 마을이라 하여‘큰몰’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센득 마을 우측에는 양도마을과 대동마을 학생들을 태금중학교로 통학시켜 주던 선착장이 있었다.

또한 금호동 호안도로 체력단력장 끝 지점 울타리 경계에는 과거 똥섬이라 불리던 섬이 있었고, 그 옆 선착장을 이용해 내동(內洞 ·안몰)마을과 도촌 학생들이 통학했다고 한다.

현재 백운체력단련장은 과거 갯벌 지역으로 산죽(山竹·조릿대) 가지를 이용해 자연 포자 부착 방식으로 김을 양식했던 곳이다. 매년 8월 하순 산죽 7개를 묶은 섶을 갯벌에 설치한 후 11월에 부착된 김 포자를 수확하여 금도초등학교 앞 저수지에서 세척 후 김발에 한나절 건조해 김을 생산했다. 1980년대 김 양식으로 얻은 당시 가구당 수입은 육지의 1.5배인 500만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산책로 옆 바다에는 곳곳에 길다란 막대기가 꽂혀 있는게 눈에 띈다. 여름에는 산책로에 종종 바닷게가 기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산책로 오른편에는 미니 골프장과 숲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번에 취재차 나간 현장에서는 운좋게 검은 토끼를 볼 수 있었다. 비닐봉지가 바람에 흩날려 움직이는 가 싶었으나 가까이 가보니 검은 토끼다.

2m 앞까지 다가가도 별다른 인기척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평소에도 사람과 가깝게 지낸 듯하다. 조금 더 다가가 사진을 한 장 찍으니 그제야 어슬렁거리며 언덕위로 올라갔다. 금호동에 고라니, 토끼 등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던데 그 소문이 사실인 것 같다.

걷다보면 간단한 운동기구들도 있는데 자전거 발전기와 줄당기기 발전기가 눈에 띈다. 자전거 발전기에서 폐달을 밟으면 그만큼 전기가 모아진다. 발전기에는 휴대폰 충전기가 있어 휴대폰을 꽂고 페달을 밟으면 그만큼 충전이 된다.

백운그린랜드 공원도 산책로에 접해있다. 벚꽃과 개나리꽃 등 화창한 4월이 되면 백운그린랜드는 그야말로 꽃 천지를 이룬다. 금호동 산책로는 또한 일몰 배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오후 느즈막이 태양을 마주보고 산책을 하다보면 해가 뉘엿뉘엿 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해수면 저 멀리 서산 아래로 지는 태양은 그 빛이 바다에 반사되면서 멋진 일몰 광경을 연출한다.  

이제 곧 있으면 금호동 건강체험길에는 소풍나온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금호동민 뿐만 아니라 인근 중마동·광영동 사람들도 이곳에서 운동하기에 부담없다.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금호동으로 들어와서 제철고등학교로 들어가면 된다. 마라톤 연습을 하고 있다면, 바닷바람 맞으며 힘차게 달려보고 싶다면, 나른한 봄을 거뜬히 이겨 내보고 싶다면 금호동 건강체험길에서 운동화 끈 조여매고 열심히 뛰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