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마동지구 광양시 1호 어린이공원…무관심 속 관리는‘엉망’
<민망한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마동지구 광양시 1호 어린이공원…무관심 속 관리는‘엉망’
  • 이성훈
  • 승인 2017.03.17 20:15
  • 호수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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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이용 불가능한 곳에 설치 … 방치된 채 훼손 잇따라

광양시가 올해 아이와 청년을 화두로 각종 지원정책을 펼치며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팔걷고 나서고 있다. 고속도로에서도 훤히 보일 정도로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를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을 살펴보면 정책 취지와 맞지 않게 민망한 사례가 한 두 곳이 아니다.

우림필유 주변 마동체육지구에 설치된 어린이공원이 대표적이다. 이 공원은 광양시 1호 어린이공원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정작 어린이는 물론, 시민들도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에 동떨어져 있다. 그렇다 보니 시설물이 제대로 관리되어 있지 않아 낡은 데다 놀이 시설들은 낙서로 뒤덮혀 있고 놀이터 바닥도 불에 그슬리는 등 수난을 당하고 있다.

보수를 한다고 해도 이를 이용할 어린이들이 없으니 보수도, 철거도 애매한 광양시 1호 어린이공원이 되고 말았다.

우림필유에서 약 1.5km 떨어진 1호 어린이공원은 2012년 마동지구 도시개발조합에서 설치했다. 어린이공원은 미끄럼틀, 운동기구 등 시설물 5300만원을 포함해 바닥 설치, 나무 등 전체적인 설립 비용은 약 2억원 정도 소요됐다. 마동지구 조합 소유였다가 마동지구 준공 허가를 마친 후 지난해 6월 택지조성과로 넘겨 받은 후 지난 2월 공원관리사업소로 인계됐다.

문제는 어린이공원이 그 역할을 전혀 못한다는 것이다. 놀이기구와 간단한 휴게 시설만 설치만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찾기도 힘들고 주변과 동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또 놀이터 주변은 건물들이 신축 중이거나 신축 예정이어서 사실상 공원으로서 가치는 상실한 곳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에 따르면“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경우는 한 번도 본적 없고 인근 인부들이나 아주 가끔 주민들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일주일에 서너 차례 쓰레기를 줍는 등 관리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시설 관리는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어떻게 이곳에 1호 어린이공원이 들어섰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결국 어린이공원을 철거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시설물 보수가 필요한데 그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마동지구 택지개발로 공원 부지를 찾기가 마땅치 않은데다 철거할 경우 설립 비용 2억원만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광양시가 설립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2억원이라는 돈이 허공으로 날아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보수를 하자니 효용성을 따져보면 보수할 가치가 전혀 없어 오히려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청소년 우범지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 광양시 1호 어린이공원이다.

결국 어린이놀이터 건립 시기만 늦췄더라면 이런 파행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준공 허가가 끝난 후 어린이공원을 설치하면 시에서 예산을 들여 설치해야 하는데 그것을 아끼려다 조합에 맡긴 나머지 결국 무용지물한 공원이 들어서고 만 것이다. 마동지구가 활성화 되려면 앞으로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어린이공원을 활용할만한 뾰족한 수는 현재로서는 없는 것이다.

결국 1호 어린이공원은 시설 보수도 무의미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해 정현복 시장이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는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이미지에 큰 생채기를 남겨준 꼴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