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96] <생활문>
박옥경의 논술교실[96] <생활문>
  • 광양뉴스
  • 승인 2017.04.07 17:15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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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세월호’는 시대의 아픔이고 참사가 일어나기 전으로 되돌려 놓고 싶은 온 국민의 슬픔이지요. 세월호를 3년 만에 바닷물 속에서 건져 올렸으니 녹이 슨 것은 당연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마음은 또 얼마나 고통과 눈물인지요. 더구나 아직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지요.

 김선범 학생은 녹슨 세월호를 직접 보고 와서 이런 시대적 아픔을 함께 하는 마음을 적었어요. 누구나 ‘내가 대통령이라면......’, ‘내가 선장이라면......’ 하는 마음이 들었을 거예요. 그래서 대통령도 잘 뽑아야 하고 선장도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지요.

 녹슨 세월호의 모습을 보고 ‘세월호라는 한 시대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 복잡하고 많은 생각들을 글로 정리한 김선범 학생이 훌륭해 보여요. 요즘 세월호를 보러 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시대와 역사와 대통령과 국민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고 글로 정리해보길 바래요.

 

녹슨 세월호

중진초등학교 5-2 김선범  

     

‘세월호’에 대해 나는 평소에 TV로만 보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큰 배구나.’ 생각했는데 지난 토요일에 직접 가서 보니 예상한 것보다 크고 많이 녹슬어 있었다. 노란 끈에 “형, 누나들이 빨리 물 밖으로 나오면 좋겠다.”라고 써서 철조망에 묶었다.

세월호는 3년 전에 제주도로 가던 중 바닷물 속에 가라앉았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형들과 누나들도 많이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났을 때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는데도 탈출하지 못하고 생명을 잃었다. 그 이유는 일단 선장이 잘못해서 그런 것 같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신경을 안 쓴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선장이 탈출하라고 안내방송만 하였어도 다 살 수 있었을 텐데 그 선장은 진짜 벌을 많이 받아야 한다. 내가 선장이라면 모두 살리라고 화를 내었을 것이다. 또 박근혜는 대통령인데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다. 적어도 해경에게 빨리 구하라고만 했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를 보러 간 날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이 인터뷰 하는 것을 보았다. 말할 때마다 울먹이고 있었다. 그 분들은 지금도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나는 세월호를 생각하면 ‘세월호’라는 하나의 시대가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이렇게 무책임한 대통령도 없어야 한다. 5월 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앞으로 세월호처럼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 그리고 선장도 엄격하게 심사를 해서 국가에서 뽑아야 한다. 배에 탄 사람들을 자기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인성이 훌륭한 선장을 뽑아야 한다. 사람이 죽어 가는 위급한 때 대통령의 명령만 기다리지 말고 가까운 데 있는 해경이 빨리 출동하여 구출해야 한다.

녹슬어 있는 세월호를 보니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이런 일로 역사에 남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