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30만 자족도시 건설 꿈으로 전락하나
‘머나먼’ 30만 자족도시 건설 꿈으로 전락하나
  • 이성훈
  • 승인 2017.04.14 16:52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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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1만 3천여명 늘어…현실 맞는 도시 계획 필요‘지적’

30만 자족도시 건설은 이성웅 전 시장의 민선 3~5기에 이어 정현복 시장 민선 6기 등 앞으로 광양시가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목표이자 꿈이다.

정현복 시장 취임 이후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세우고 LF스퀘어, 세풍산단 조성 등 지역에 인구증가와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지만 인구 감소가 전국적인 추세여서 시가 당장 인구 20만명을 언제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광양시 인구 변동현황을 조사해보면 30만 자족 도시는 커녕, 2020년까지 20만 인구 달성도 사실상 불투명하다. 시가 노력한 만큼 인구가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전남 인구가 200만이 붕괴된 지 7년 만에 190만이 붕괴됐으며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조만간 ‘인구절벽’이라 불리는 대재앙이 현실로 다가온다. 광양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현재 인구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인구 30만 자족 도시 건설은 50년 내, 아니면 앞으로도 실현할 수 없는 꿈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

광양시 인구 현황을 2003년부터 살펴보면 2003년 13만 6400여명에서 2007년 13만 8800여명으로 2400여명 증가했다. 2008년 14만을 넘긴 후 2011년 15만을 돌파했는데 당시에는 광양시가 인구 15만 돌파를 위해 광양제철소를 비롯한 지역 내 기업, 관공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소 갖기 운동에 온 힘을 쏟아 부은 결과 15만명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후로도 조금씩 늘다가 지난해에는 15만 5500여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2017년 3월 현재 15만 2900여명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2600여명이 줄어들었다. 2011년 15만 달성 이후 6년 동안 5000여명 증가한 것이다. <그래프 참고>

광양시 2030년 도시기본계획을 살펴보면 2020년까지 2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3년 동안 4만 5000여명, 1년에 1만 5000여명을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0년간 1만 3000여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4만 5000명 증가는 앞으로 30년 후에나 가능하다. 현재 추세로라면 20만 달성은 30년 안에 달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앞으로 3년 안에 달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학생수, 갈수록 감소

 

우리지역 학령인구 현황을 살펴봐도 당장 다가오는 미래는 어둡다. 학령인구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란 교육인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일차적 요인을 말한다.

우리나라 학령인구는 만 6세 이상부터 만 21세 인구를 말한다. 6~11세는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인구이고, 12~17세는 중등학교, 18~21세는 고등교육인구에 해당된다.

광양시 2016년 학령인구 대비 재학생 현황 자료를 분석에 따르면 2016년 3월 1일 기준으로 0세부터 만14세(중2)까지 학령인구수 중 2000명이 넘은 학령은 단 한 연령도 없다.

2000명 이상 학령은 만15세부터 18세까지인데 현재 고3인 18세가 235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7세는 2377명, 16세(현 고1)는 2196명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고등학생 1학년을 끝으로 학령인구가 1558명인 만 1살인 아이들이 2032년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2000명이 넘는 학령인구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수는 1493명인데 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오는 2019년에는 지금 고등학교 1학년 1788명보다 무려 295명이 줄어든다.

 

현실과 동떨어진 인구지표

 

광양시가 지난해 말 마무리한 ‘2030 광양시 도시기본계획 수립용역’에서는 2020년 20만명, 25년 24만명, 30년 27만명을 인구지표로 삼고 있는데 시가 목표로 하고 있는 30만 자족도시 건설이 당분간 비현실적인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실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것마저 기존 도시기본계획 수립용역에서 2025년 30만 목표를 24만명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인구지표를 중심으로 각 부문별로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인구지표 자체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다면 도시계획이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은태 도시과장은“당초 2025 도시기본계획에서 30만명을 대폭 낮춰 2030 도시기본계획에서 27만명으로 수정했다”며“도에서도 현실적으로 도시계획을 수립하라는 권고가 있어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앞으로 현실에 맞게 도시계획도 수정될 것”이라며“도시계획을 한꺼번에 수정하면 토지이용, 주택, 공원 등 여러 분야에서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인구지표는 연구하는 학자들마다 서로 달라 4~5가지 기법을 혼용해서 평균 데이터를 토대로 세우고 있다”면서“30만 자족도시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지만 인구지표를 세우는데 정답도 없는데다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마다 연구원들도 혼란을 느끼고 있어 명확히 목표를 설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전략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인구정책은 근본적으로 인구를 증대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잡고 사업을 발굴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면서“이를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인구정책팀을 신설, 인구 늘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