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읍 원도심‘광양한옥’ 부활한다
광양읍 원도심‘광양한옥’ 부활한다
  • 이성훈
  • 승인 2017.04.28 17:41
  • 호수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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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채 중 한옥 600채…주거변천 자료 가치 높아

광양읍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읍내에 한옥이 상당히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옥과 어우러진 골목길 조성을 통해 광양읍 전통 주거환경을 되살린다면 근현대 광양 주거 변천사와 생활사를 조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 북촌 한옥마을 못지않은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양읍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가 최근 읍내 5개 지역(인서리·인동리·읍내리·칠성리·목성리) 주택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00여채 중 1/3 정도인 600여채가 한옥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옥이 주로 많이 분포된 곳은 서울대 남부학술림과 매일시장 주변, 동초등학교 뒤편, 목성주공아파트 앞 지역으로 조사됐다.

박영진 광양읍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사무국장은“5개 마을 중 인서리와 인동리에 한옥 밀집이 뚜렷했다”며“현장 조사 전까지 우리 지역에 한옥이 이렇게 많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한옥 종류도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 너른 마당을 가진 남부형 한옥부터 시작해 70~80년대 개량한옥, 90년대 증축 한옥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개량한옥의 경우 새마을 운동 시대에 지어진 한옥인데 백운산에서 보급된 나무를 바탕으로 자재를 대량 생산해 간단한 가구법으로 지은 것이다.

박영진 사무국장은“개량한옥의 경우 남부한옥의 개량·보급 버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90년대 증축한옥은 광양제철소 건설로 인한 인구급증과 생활 변화에 따라 한옥을 확장한 것인데 문간방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주거 전문가들은“한옥을 짓지 않던 70~80년대 이런 보급형 한옥이 다수 지어진 것은 놀랍다”며“우리나라 현대 한옥 보급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국장은“조선시대부터 근현대 광양 주거 변천사와 생활사를 간직한 풍부한 한옥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앞으로 우리 지역 한옥을 보수해 활용한다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광양 한옥’으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광양한옥’가꾸기 사업 추진

도시재생센터는 이에 따라 광양한옥 가꾸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읍내에 한옥이 밀집되어 있지만 관리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원도시 인구 감소로 광양한옥이 방치되어 있고 그로 인해 폐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이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노후화로 인한 목구조의 보강 및 교체와 누수, 단열 등 집의 기본적인 기능 향상이 절실하다. 한옥이 많이 있지만 이에 대한 활용방안이 없고 콘텐츠 개발도 부실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옥 주인들이 이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보수할 의지가 있지만 이에 대한 방법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센터는 이에 단계적으로 광양한옥 가꾸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우선 한옥밀집지구를 대상으로 수리 가이드라인 작성 및 시범사업을 통해 광양한옥의 특징인 텃밭과 너른 마당을  복원해 한옥을 되살리겠다는 계획이다.

박영진 사무국장은“공가 혹은 폐가인 곳을 선정, 수리사업 후 공공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한옥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면서“이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주민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옥수리사업을 추진하고 나면 여기에 어울리도록 골목 환경도 정비할 방침이다. 광양읍내에는 한옥과 어우러진 골목길이 상당수 보존되어 있는데 읍내 주요거점을 연결하는 옛길과 읍성 터가 남아있다.

박 사무국장은“현재 골목길은 너비가 2~4m로 좁고 열악해 소방·방재 등 기본 성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며“주민들의 우연한 교류와 활동의 장으로도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읍내를 중심으로 목성지구, 세풍산단, 도립미술관, LF스퀘어 등 주변 인프라가 개발되고 있다”면서“광양한옥과 골목길, 읍내 둘레길을 제대로 조성하면 우리지역 문화 살리기는 물론, 관광 상품화로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 사무국장은“이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의지, 양보 등이 필요하다”면서“광양한옥이 제대로 복원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정회기 광양학연구소장은“인동리를 중심으로 읍내리 안창골목, 목성리 개똥골목, 인서리 벅수길 등 읍내에는 500년, 1000년 역사가 숨쉬는 골목길이 많다”면서“이에 대한 보존과 재생이 가능하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광양한옥처럼 우리가 가진 고유성을 살린다면 많은 문화자원을 발굴할 수 있다”며“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 고장 광양사람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