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야 하는가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야 하는가
  • 광양뉴스
  • 승인 2017.05.19 18:41
  • 호수 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영훈시인•아동문학가

인간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독서와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인생의 다양한 간접체험을 느낄 수가 있고, 여행은 자신의 공간을 떠나 새로운 세상과 자연을 만나며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여행은 사각의 틀을 벗어나 산에서는 나무와 풀 그리고 들꽃, 강과 바다에서는 끊임없이 출렁거리는 은빛 물결과 모래사장의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지혜를 배우기도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을 터득하기도 합니다.

그 동안 흔하게 봐왔던 모든 것들이 아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귀한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고 합니다. 귀한 자식일수록 세상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낯선 여행에서는 일상에서의 경험과는 달리 식사 문제를 고민해야 하며,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일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아주 기본적이고 단순한 일마저도 여행 안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여행에서의 경험은 일상에서의 경험과는 달리 강렬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고되지 않는 우발적인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형화된 교과서의 지식보다도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하게 사는 타인의 삶을 보기도 합니다.

분명히 여행은 크든 작든 여행하는 사람을 성장시킵니다.

요사이 우리 나라는 기득권층의 탐욕과 부도덕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의 사회에서 무엇보다도 어렵고 불우한 이웃의 사정을 알고 다양한 경험을 한 리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부의 축적에만 초점을 둔 경제 성장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요산 김정한 소설가가 부르짖은 정의와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에도 관심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문화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조상들이 남긴 값진 정신을 배우며, 물질적 충족으로도 만족할 수 없는 공허감을 채워야 합니다. 여행은 자기 스스로 떠남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우리 삶의 문제점을 일깨워 주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여행은 의무감에서 떠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진정 새로운 자연과 사람을 만나는 의미 있는 여행을 해야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등산을 가더라도 목적이 없이 떠나는 것과 카메라를 메고 떠나는 것은 무척 차이가 많습니다.

목적이 없이 산을 오르면 자연의 참 모습을 깨닫지 못한 채 내려오게 되며, 목적을 가지고 산에 오르면 돌 하나 풀꽃 한 송이도 감동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여행은 바쁘게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가 되며, 느림의 미학을 통해 여유로움과 행복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세월이 흘러도 추억의 앨범을 뒤적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얘깃거리가 쌓여, 무미건조한 일상에 달콤새콤한 맛을 전해주는 보너스의 선물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인생은 단 한 번의 초대이므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가끔은 드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납시다.

우리 삶에 활력과 행복을 주는 여행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늘 가까이 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