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등산로 훼손 심각, 책임 있는 관리 절실하다”
“백운산 등산로 훼손 심각, 책임 있는 관리 절실하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5.26 19:08
  • 호수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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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서울대 무책임함에 분통”

“훼손된 등산로와 백운산 둘레길 코스개발로 백운산이 상처를 입고 있지만 서울대는 전혀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백운산을 꼭 시민의 품으로 찾아와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지역 내 환경관련 집회나 주민설명회 현장에 가면 당면한 환경 이슈에 대해 또박또박, 설득력 있는 어조로 논리정연하게 자신이 속한 환경단체의 입장을 설명하는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 박 사무국장은 최근 백운산 등산로와 둘레길을 탐방하며 나무 뿌리가 훤히 드러나고 곳곳이 패인 현장을 살펴보며 화를 참지 못했다고 한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지난 13일 백운산등산로 훼손조사단과 함께 한재~따리봉(총1.3km) 구간을 다시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등산로 훼손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대상은 출발지점에서부터 시설물과 안내판 등의 상태와 등산로 200m마다 주요 조사지점으로 선택했다. 조사내용으로는 △조사지점의 좌표와 고도 측정 △등산로 노폭과 나지폭, 경사도 △침식깊이 △비탈붕괴여부 △뿌리나 암석노출 △분기등산로 현황과 노폭확대 여부 등이다.

조사 결과 상황은 심각했다. 박 사무국장은“백운산 한재에서 따리봉 구간 중 대부분의 훼손지는 원기반재질인 토양과 암반이 심각하게 침식됐다”면서“산림의 뿌리노출은 물론, 로프웨어 시설물이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침식의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박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등산로 전체구간에 배수로가 따로 설치되지 못하고 등산로 자체가 배수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한다. 그러다보니, 일부 등산로 구간은 60~70cm 깊이로 침식돼 걷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훼손된 등산로 주변에 새로 길이 만들어지고, 그로인해 노폭은 확대된다. 결국 이런 반복 현상으로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나지폭이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훼손이 가장 심각한 일부 구간은 암반이 부서져 낙석 위험과 등산객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등산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배수로다. 하지만 백운산 등산로는 이런 곳이 없었다. 등산로를 따라 물길이 숲으로 분산될 수 있는 종단·횡단 배수로가 설치돼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박수완 사무국장은 “한재~따리봉 구간뿐만 아니라, 백운산 주요 등산로에 배수로 설치 등이 전무했다”면서“올해 폭우가 내리면 등산로 전체 구간의 훼손이 더욱 심각해 질 수 있어, 하루빨리 전문적인 진단과 계획적인 복구가 시급한 상황이다”고 역설했다.

지난 3월 광양만녹색연합이 백운산 등산로 훼손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하자 법인서울대학교 추산시험장 관계자는 등산로 훼손을 막기 위해, 등산로 구간을 폐쇄하고 입산을 통제하면 간단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한다.

박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등산로 배수로 정비와 훼손지를 복구하지 않고 단순하게 등산로만을 폐쇄한다는 것은 책임 있는 답변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광양시의 둘레길 조성 계획에 대해“체계적인 관리를 담보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사무국장은“시가 산림 벌채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둘레길을 조성했는데 예산 확보나 인력충원 등 지속적인 관리계획 없이 길만 만들어 놓아선 안된다”며“결과적으로 백운산은 안과 밖으로 돌이킬 수 없는 훼손만을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